브라질과 마지막 경기 앞둔 이세범 U-19 감독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U-19 월드컵]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7. 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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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네요.”

이세범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U-19 농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헝가리 데브레첸 올라 가보 아레나에서 열린 중국과의 국제농구연맹(FIBA) U-19 헝가리 농구월드컵 2023 9~12위 순위 결정전에서 75-94로 패했다.

‘고려대 듀오’ 문유현(23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과 윤기찬(21점 6리바운드 3스틸)이 44점을 합작하는 등 고군분투했고 이유진(8점 2리바운드)이 분노의 덩크를 터뜨리는 등 중국과 정면 승부했지만 결국 높이와 파워에서 밀리며 패하고 말았다.

이세범 U-19 농구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고 또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FIBA 제공
한국은 긴 여정의 끝을 앞두고 있다. 브라질과 치르는 11-12위 순위결정전을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를 마친다. 브라질은 분명 쉽지 않은 상대. 8강 이상의 전력을 보유하고도 아르헨티나에 충격 패배하면서 순위결정전으로 미끄러졌다.

만약 한국이 브라질을 꺾는다면 11위,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역대 최고 성적 타이 기록을 세운다. 패한다면 2015년 그리스 대회에 이어 8년 만에 12위가 된다.

다음은 이세범 U-19 농구대표팀과의 일문일답이다.

▲ 경기 총평.

전반에 벌어진 격차가 후반에 그대로 갔다. 아이들이 지친 건지 준비했던 공격과 수비 모두 집중력과 세밀함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많이 지친 것 같다. 정말 많이 노력했지만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피지컬이 좋은 팀들을 계속 만나면서 체력 소모가 컸다. 아쉬운 점은 분명 남는다.

▲ 1년 전 중국과 두 차례 만나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또 만났다. 전과 다른 부분이 있을까.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감독도 바뀌었다. 우리에게 지면서 바로 경질됐다고 들었다. 우리가 봤을 때는 1년 전 중국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좋다고 생각한 2, 3명이 빠졌다. 다만 우리 역시 주축 선수 두 명(이주영, 이채형)이 이탈한 부분이 컸다. 중국의 저돌적인 농구에 밀렸다. 그렇게 나올 것을 알았기 때문에 우리도 맞대응해야 한다는 걸 이야기했다. 중국이 골밑을 부수는 농구를 했는데 우리는 피했다. 튀르키예, 아르헨티나전에서 잘 됐던 수비를 준비했는데 힘이 부족했다. 마다가스카르전에서 많은 힘을 쏟았고 그 부분에서 체력 소모가 컸다.

▲ 11-12위 결정전에서 브라질을 만난다.

원래 8강 이상 가야 하는 전력이다. 피지컬과 기량 모두 대단한 팀이다. 아르헨티나에 패하면서 내려오게 됐다. 경기를 보면서 분명 8강 이상의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붙게 됐다.

▲ 브라질전은 어떻게 준비할 생각인가.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팀 컬러를 잃지 않고 있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사실 바꾸려고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선수들도 어린 만큼 헷갈릴 수 있다. 마지막 경기라는 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고려할 것 같다. 대학 선수들은 대회 후 MBC배에 출전해야 한다. 많이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는 만큼 기회를 줄 생각도 있다. 코트 위에서 많은 걸 느꼈으면 한다. 상의 중이다.

이세범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U-19 농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헝가리 데브레첸 올라 가보 아레나에서 열린 중국과의 국제농구연맹(FIBA) U-19 헝가리 농구월드컵 2023 9~12위 순위 결정전에서 75-94로 패했다. 사진=FIBA 제공
▲ 헝가리전 이후 좋았던 흐름이 세르비아전에서 끊겼다. 그때가 가장 아쉽지 않나.

우리가 하려는 농구를 세르비아도 하더라. 거기에 파워와 스피드, 높이까지 갖추고 있었다. 큰 선수를 골밑에 박아놓고 시작하는 농구가 아니었다. 200cm가 넘는 장신 선수들이 내외곽을 오가면서 시작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래도 후반에는 거의 동점으로 끝났다. 전반만 밀렸을 뿐이다. 회복하기 어려워 패했지만.

▲ 고교 선수들이 겁 없이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유진이, (구)민교 등 밀리지 않고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이긴 마다가스카르도 사실 신장과 운동능력이 모두 좋았다. 자료와 영상을 구해 분석하는데 답이 나오지 않더라. 그러다 외곽보다는 골밑에서 승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최대한 공략하고 좁혀보려고 했다. 평소 하는 수비에서 변화를 줬는데 잘 먹혔다. 특히 민교가 상대 빅맨들과의 몸싸움을 잘 버텨줬다. (윤)기찬이와 유진이, 그리고 (석)준휘가 민교 덕분에 자유롭게 다른 부분을 채워줄 수 있었다.

이곳에서 얻은 좋은 경험을 통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유진이나 민교는 밥 먹을 때나 운동을 마쳤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경기 준비나 웨이트 트레이닝 등 다른 나라 선수들이 스스로 하는 부분에 대해 많이 느껴야 한다고 이야기해줬다. 두 친구는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많이 느꼈는지 부지런히 잘 해내고 있다.

▲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건 부정하기 힘들지만 준비 과정을 보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우리 숙소에 아시아 팀들과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이 함께 지내고 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준비 과정에서 큰 차이가 있다. 캐나다는 자국에서 훈련한 시간이 많고 여러 나라를 오가면서 평가전을 치렀다. 전력 분석팀들도 갖추고 있다. 여러모로 비교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매일 생각날 때마다 우리가 개선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메모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고마운 게 있다. 브라질을 이기기 쉽지 않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은 11위, 또 12위라고 생각한다. 헝가리전을 제외하면 모두 정면으로 맞서려 했다. 매니저와 팀닥터가 FIBA 홈페이지에 적힌 글을 보여준 적이 있다. 우리는 조직력과 정신력이 대단한 팀이라고 적혀 있더라. 대신 가슴 아플 정도로 피지컬 열세를 안고 있어 힘들어하고 있다는 글도 있었다(웃음). 그런 글을 보면서 아이들을 계속 푸시한 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이 함께했다.

▲ 브라질전 이후 곧바로 입국하는 것인가.

스페인과 프랑스의 결승전을 보고 갈 생각이다. 아이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두 나라의 농구를 보여주고 싶다. 분명 보고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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