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빚더미 한전 때문에… 최대주주 산은 이자 비용만 年 10조 전망

송기영 기자 2023. 7.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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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과 전기요금 인상 지연 여파로 한국전력공사의 조(兆) 단위 손실이 이어지면서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올해 이자 비용만 10조원 가량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산은은 하반기에도 후순위채 7000억원 발행을 준비 중이어서 이런 추세라면 연간 이자 규모만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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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건전성 제고 위해 고금리 후순위채 발행 늘어
1분기에만 이자 비용 2.3조 소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전경./산업은행 제공

탈원전과 전기요금 인상 지연 여파로 한국전력공사의 조(兆) 단위 손실이 이어지면서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올해 이자 비용만 10조원 가량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산은이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4~5%대 고금리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이자 비용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산은은 금융 당국의 건전성 권고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하반기에도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어서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2분기 당기순손실 전망치는 2조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4조9112억원 순손실) 대비 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분기 기준 조 단위 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분법 평가상 한전의 적자는 산은의 손실로 이어진다. 한전은 이에 고금리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건전성 제고에 나서고 있는데, 지난 1분기에만 이자비용으로 2조3109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 동기(7313억원) 대비 216.0% 증가한 규모다.

산은은 하반기에도 후순위채 7000억원 발행을 준비 중이어서 이런 추세라면 연간 이자 규모만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산은이 발행하는 후순위채 금리가 5%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은이 발행한 후순위채 금리는 5.31~5.41%로 다른 채권에 비해 비교적 높게 형성됐다. 지난 4월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을 때 금리는 4% 중반대로 전년 대비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산은은 올해 후순위채 발행한도를 2조원으로 설정했다. 지난 4월에 이어 하반기 7000억원을 추가 발행하면 올해 한도는 약 5000억원이 남는 셈이다.

그래픽=손민균

다만 산은이 최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보유지분 가치를 재산정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한화오션의 주가는 최근 1년 최저점 대비 118% 올랐다. 한화오션 매각에 따른 재무부담 완화와 주가 상승분 반영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회복된 것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한화오션 지분 28.2%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일회성 요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당초 한은의 2분기 손실이 반영되면 산은의 BIS 비율은 1분기 말 13.11%에서 0.14%포인트 하락한 12.97%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오션 매각과 지분 재평가로 2분기 BIS 비율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금융 당국의 권고 기준(13% 이상)을 간신히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한전의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전망치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여름철 전력 수요가 많아진 계절적 요인이 크다”며 “2021년부터 올 2분기까지 한전의 누적 적자는 4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대규모 적자로 이어질 구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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