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만남 놓고 신경전…당내선 "하루빨리 만나야"

이승재 기자 2023. 7. 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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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호남 일정 마치고 봉하·평선 찾을 듯
친낙계 '신뢰 회복' 요구에 회동 성사 불투명
계파 가릴 것 없이 '역할론' 기대…"단합 촉진"
[영광=뉴시스] 변재훈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전남 영광군 법성면 선친 묘소를 찾아 성묘한 뒤 친지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07.01. wisdom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미국 유학에서 귀국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표 회동을 놓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친명계에선 이 전 대표가 하루빨리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 이 전 대표측은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을 방문한 이후 이 대표를 만나겠다는 스케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귀국 후 첫 주말에 호남을 찾으면서 정치 활동에 본격화했지만 이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2일 이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5.18 국립묘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고향인 전남 영광을 찾았고 전날에는 선친 묘소를 참배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 국립현충원 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이후 찾은 첫 지역이 호남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대중 정신은 제 정치의 원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점'에서 첫 공식 일정을 수행하고,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민주당 텃밭 민심을 다진 이후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이르면 내달 첫 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와의 만남은 이런 일정들을 마친 이후에나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친낙계로 분류되는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인사를 드릴 곳에는 드리고 이 대표를 만나겠다는 것"이라며 "인사도 안 하고 만나는 게 어딨나"라고 말했다.

반대로 친이재명계에서는 양측의 만남을 되도록 앞당기고자 했던 기류가 읽힌다.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올 것이고, 이러면 당 내홍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했다고 한다. 기자들에게는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회동 날짜가 잡히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친낙계에서 이 대표 측에 신뢰 회복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친낙계인 윤영찬 의원은 지난달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선이 끝나고 나서 이 전 대표는 협조하지 않아서 이재명 후보가 졌다 이렇게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고 발언했다.

또 "세상의 모든 선거에 다 주역이 있는데 주역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고 조력자가 그 책임을 져야 된다는 이상한 논리들이 만연하기 시작했다"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악마화, 요즘에도 신천지 연루설들이 급격히 퍼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정말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이낙연 역할론'에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 승리의 필수 조건이 당 화합이라는 것은 계파 가릴 것 없이 모두 동의한다.

친낙계인 이개호 의원은 지난달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전 대표는) 오랜 정치 경험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노련하게 민주당 승리를 위해서 역할을 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국민적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당내 인사는 당연히 이 대표이고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앞서 있지 않나"라며 "현실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사가 총선 판을 이끌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이 대표가 이끄는 게 현재로 봐서는 불가피하고 당연하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얼마 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우리 당원 중에서도 적지 않은 분들이 이 전 대표를 아끼고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분들이 많이 있지 않겠나"라며 "다만 그 방향이 당의 분열이 아니라 당의 통합 또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민주당 의원들 또 지지자들의 단합을 촉진하는 그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못다 한 책임 다하겠다'고 했지만, 이 책임은 국민이 지우는 것"이라며 "정치 행보를 재개했지만 결국 국민의 호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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