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원 아동 사체유기’ 혐의 20대 친모에 구속영장

출생 미신고 아동 조사 중 사체유기 사례 또 나와
과천서 체포된 50대는 석방…“공소시효 만료 가능성”

경기남부경찰청. /뉴스1 제공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수원에서 자녀를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붙잡힌 20대 여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20대 여성 A씨에 대해 1일 오후 10시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2019년 4월 대전에서 출산한 남자아이를 혼자 살던 빌라에 사흘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임신 사실을 모른 채 이별한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하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아기를 홀로 두면서 분유를 제대로 먹이지 않는 등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는 되지 않은 아동에 대한 전수 조사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조사하던 중 수원시 팔달구에 살고 있던 A씨를 전날 긴급체포했다. A씨는 아기 방치와 시신 유기 등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은 유기된 아기의 시신을 찾기 위해 A씨 진술을 토대로 그가 당시 거주했던 대전 유성구 빌라 주변 야산에서 5시간가량 수색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A씨가 “집 근처 다른 곳에 아기를 유기했다”고 진술을 번복하면서 경찰은 수색에 난항을 겪다가 결국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수색을 종료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유기 지점과 관련해 신빙성이 다소 떨어지는 진술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아기 시신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 과천경찰서가 영유아 시신 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50대 여성 B씨는 검찰의 긴급체포 불승인 결정에 석방돼 일단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됐다. B씨는 다운증후군 남아를 낳아 키우다 아기가 사망하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경찰의 긴급체포 승인 요청에 대해 “B씨에게 적용된 사체 유기죄의 공소시효가 만료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사체유기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B씨가 아기가 사망한 직후 유기했다면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된 셈이 된다.

또 검찰은 체포 당시 B씨에게 적용되지 않은 아동학대치사 및 유기치사 혐의와 관련해서도 경찰이 더 면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B씨가 출산한 아기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아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했던 것”이라며 “B씨의 진술과 관련 증거 등을 검토해 추가 혐의가 있는지 등을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