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무실점’인데 자책한 베어스 연패 스토퍼 “오늘 밸런스 정말 최악…문수야구장 마운드 나랑 안 맞는다.”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이 또 다시 연패 스토퍼다운 쾌투를 펼쳤다. 울산 문수야구장 마운드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곽빈은 롯데 자이언츠 타선을 끝내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곽빈은 7월 1일 울산 롯데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탈삼진 5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2대 1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두산은 1회 초 2사 뒤 양석환의 안타와 양의지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 투수 곽빈이 7월 1일 울산 롯데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7승 달성과 함께 팀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사진(울산)=김근한 기자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1회 말을 삼자범퇴로 산뜻하게 출발한 뒤 2회 말 선두타자 볼넷에도 병살타 유도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4회까지 큰 위기 없이 순항한 곽빈은 5회 말 전준우에게 안타, 박승욱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곽빈은 유강남을 좌익수 뜬공, 김민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시즌 7승 요건을 충족했다.

마지막 위기는 6회였다. 곽빈은 6회 말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허용하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곽빈은 후속 렉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전준우를 인필드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 한동희를 초구 3루 땅볼로 잡아 무실점과 함께 퀄리티 스타트까지 달성했다.

두산은 7회 말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김명신이 7회와 8회 멀티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9회 초 강승호의 솔로 홈런으로 2대 0까지 도망갔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투수 홍건희가 1사 뒤 세 타자 연속 피안타로 1실점을 기록했다. 이어진 1사 1, 2루 위기에서 두산 벤치는 홍건희를 내리고 정철원을 마운드에 올렸다.

두산 벤치의 과감한 판단은 통했다. 정철원은 김민석과 고승민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팀과 곽빈의 승리를 지켰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선발 투수 곽빈이 한 점 차 리드를 6회까지 잘 지켜내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한 번 연패를 끊어내는 최고의 투구였다. 뒤이어 안정감 있게 던져준 김명신, 위기 상황에 마무리를 잘해준 정철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시즌 7승 고지에 오른 곽빈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롯데와 경기 차가 적은 데다 티 연패 상황이라 부담감이 없진 않았다. 솔직히 오늘은 정말 투구 밸런스가 최악이었다. (양)의지 선배님 리드 덕분에 그나마 꾸역꾸역 막을 수 있었다. 어제까진 자신감이 넘쳤는데 볼넷을 계속 줬다. 여기(문수야구장) 마운드를 처음 사용해보는데 나랑 조금 안 맞는 듯싶다. 마운드 각도가 약간 비틀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마운드 투구판 위치를 경기 동안 세 번 정도 왔다 갔다 했을 정도였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6회 말 무사 만루 무실점이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곽빈은 “오늘 경기 초반 1득점이 전부였지만, 무언가 점수를 하나도 안 줄 수 있단 생각이 경기 내내 들었다. 팀 야수 동료들이 수비를 잘해준 덕분에 그렇게 느낀 듯싶다. 6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도 렉스 선수 타구가 중견수 방향으로 뜨자마자 못 들어올 줄 알았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9회 말 마지막 순간 힘겹게 나온 정철원의 세이브도 곽빈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곽빈은 “(정)철원이는 뇌 구조가 달라서 또 커브를 던질 줄 알고 있었다. 의지 선배가 공을 정말 잘 막아준 덕분에 살았다. 그 장면을 볼 때마다 수명이 1년씩 줄었다(웃음). 철원이가 고승민 선수 타석에서 막아줄 것으로 믿고 있었다. 어제 끝내기 안타를 친 윤동희 선수가 아니라 고승민 선수와 승부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윤동희 선수와 상대해서 또 끝내기를 맞았다면 완전히 분위기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곽빈은 올 시즌 베어스 연패 스토퍼 역할을 맡고 있다. 허리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 나온 곽빈의 등판마다 팀 연패 탈출을 이끄는 승리가 나왔다.

곽빈은 “내 등판 일에 몇 번 연패 탈출에 성공했는지 계산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그런 역할에 성공해서 다행이긴 한데 이제 다음 등판부터는 팀 연승을 이어가는 역할로 바뀌고 싶다. 최근 팀이 어려운 접전을 이어가면서 쉽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는데 그래도 분위기 자체는 괜찮다. 선배들이 이끌어주시기에 그것만 믿고 야구에만 열심히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울산=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