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KKKK' 춤추는 슬라이더→'좌승사자' 부활했는데…참 야속했던 '고구마' 타선 [MD울산]

2023. 7. 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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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최근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날만큼은 '에이스'라는 명칭에 걸맞은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11개의 삼진을 뽑아낸 슬라이더가 춤을 췄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속하게도 타선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반즈는 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95구, 5피안타 무사사구 11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지난해 31경기에 등판해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하며 '에이스'로 등극한 반즈, 하지만 올 시즌 스타트는 썩 좋지 않았다. 반즈는 4월 4경기에서 1승 1패를 수확했으나, 평균자책점은 7.58로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다. 오프시즌 투구폼에 변화를 준 부분이 좋지 않은 쪽으로 영향을 미쳤던 까닭. 롯데는 반즈가 계속해서 부진하자 다시 폼을 원래대로 돌리는 것을 택했고, 반즈는 5월 곧바로 부활했다.

반즈는 5월 첫 등판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6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하더니 총 4번의 등판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하며 과거 좋았을 때의 면모를 되찾았다. 하지만 6월 다시 아쉬운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명 '퐁당퐁당'으로 기복이 심했다. 좋을 때는 군더더기가 없을 정도지만, 좋지 않을 때는 5이닝도 소화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래리 서튼 감독은 경기에 앞서 "반즈에게 오늘 바라는 점은 강한 5~6이닝을 던지는 것이다. 스트레일리도 마찬가지. 내일 등판이 예정돼 있는데 6월달에 그나마 긍정적이었던 부분은 선발 투수들이 4월보다 좋아지고, 안정이 됐다는 점이다. 선발이 든든해야 팀이 전체적으로 안정화가 될 수 있다. 이는 국내 선발 투수뿐만이 아닌, 외국인 선발에게도 바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직전 등판에서 2⅓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던 반즈는 다시 좋은 투구를 펼칠 차례. 이날 반즈의 투구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웠다. 시작만 조금 삐끗했던 반즈. 그는 1회 선두타자 허경민과 정수빈을 각각 1루수 뜬공, 땅볼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양석환에게 안타를 내준 뒤 양의지에게 초구 142km 직구를 공략당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1타점 2루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그래도 반즈는 후속타자 김재환을 129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짓는데 성공했다.

2회부터의 투구는 '압권'이었다. 슬라이더가 춤을 췄다. 반즈는 강승호과 호세 로하스, 김대한으로 이어지는 하위타선을 상대로 모두 위닝샷으로 '슬라이더'를 구사해 1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부터 네 타자 연속 삼진을 뽑아냈다. 그리고 3회 삼자범퇴를 기록하더니, 4회 양석환과 김재환, 강승호에게도 슬라이더로 삼진을 솎아내 순항을 이어갔다.

4회까지 무려 7개의 삼진을 뽑아낸 반즈는 5회 선두타자 로하스를 129km 슬라이더로 삼진, 김대한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운 뒤 이유찬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허경민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이어 6회 정수빈을 128km 슬라이더로 삼진, 양석환을 좌익수 뜬공, 양의지를 127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이날 11개의 삼진을 모두 슬라이더로 잡아내는 등 6이닝 1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타선은 반즈의 호투에 응답하지 않았다. 롯데 타선은 5회말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유강남과 김민석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무득점에 그쳤고, 6회말에는 무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를 손에 넣었으나 렉스가 중견수 뜬공, 전준우가 2루수 뜬공, 한동희가 3루수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던 반즈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이어갔고, 우익수 윤동희의 슈퍼 다이빙캐치의 도움을 받는 등 무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했다. 그러나 반즈가 교체된 이후에도 타선은 끝내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결국 반즈는 춤추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11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지난해 4월 28일 SSG전에서 기록한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좋은 투구에도 불구하고 시즌 5패(4승)째 떠안게 됐다.

좋은 투구에도 패배를 기록하게 된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지만, 두 경기 연속해서 부진을 거듭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위안거리. 이제 반즈에게 필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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