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황의조는 떠났지만. 황의조 의존증은 남았다
[마이데일리 = 상암 최용재 기자]황의조가 떠나자 FC서울은 공격의 날카로움을 잃었다.
황의조는 올 시즌 서울에 단기 임대로 왔다. 지난 K리그1 19라운드 수원 삼성전이 마지막 경기였고, 지난달 30일 부로 임대는 종료됐다.
그동안 황의조는 서울 부동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18경기에 출전해 4골2도움을 올렸다. 공격 포인트가 황의조를 전부 말할 수는 없다. 수비수를 몰고 다니며 공간을 만들었고, 연계도 빼어났으며, 한 발 더 뛰는 투지까지 앞세워 서울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국가대표 공격수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이런 황의조와 이별했다. 서울은 '플랜B'를 가동해야 했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 20라운드에서 그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이 준비한 대안은 일류첸코와 박동진. 경기 전 만난 안익수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끊임없이 노력했다. 황의조가 떠난 이 시간만 바라봤을 것이다. 마그마가 용솟음칠 것이다. 오늘이 그날이 될 것"이라며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왜 이들이 황의조에 가려 선발로 나서지 못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과거 K리그를 호령했던 일류첸코의 모습은 사라졌다. 지난 9라운드 이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선 일류첸코. 결정력도, 매서움도, 파워도 완전하지 않았다. 여전히 제컨디션이 아니었다.
일류첸코는 후반 15분 교체 아웃됐다. 대신해 두 번째 주자 박동진이 나섰다. 일류첸코보다는 기세가 높았고, 매서운 장면도 연출했다. 하지만 결정하지 못했다. 박동진도 골로 증명하지 못했다.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서울은 90분 동안 득점하지 못했다. 우세한 경기를 펼쳤음에도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날 공개된 플랜B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은 이별이 예고된 황의조에 너무 의존했고, 이별을 알면서도 그 대안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황의조가 떠났지만, 황의조 의존증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서울의 플랜B가 제대로 작동할 때까지 서울은 혼란의 시기를 보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황의조, 서울-대전 경기.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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