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퀴어축제…행사 장소 놓고도 ‘신경전’
[앵커]
성소수자들 행사인 '서울 퀴어 문화 축제'가 오늘(1일) 을지로 일대에서 열렸습니다.
작년까지는 '서울광장'에서 진행됐는데, 올해는 서울시가 허가를 내주지 않았고, 대신 그 자리에서는 '기독교 단체' 행사가, 또 바로 앞에선, 퀴어 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희연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두 쌍의 부부가 부케를 하늘 높이 던집니다.
성별이 같은 동성혼 부부들입니다.
동성과 결혼한 뒤 지난해 정자 기증 방식으로 임신한 김규진 씨도 만삭의 몸을 이끌고 퀴어축제에 참가했습니다.
[김세연·김규진/동성결혼 부부 : "우리 모두 결혼할 권리가 있고 이런 레즈비언 부부의 자식도 차별하지 않는다면 좀 더 저희 아이에게 넓고 좋은 세상이 빨리 오지 않을까."]
성소수자들의 대표 행사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을지로에서 열렸습니다.
개성을 살린 옷차림의 다양한 참가자들이 현장에 북적였고, 주한미국대사와 영국대사는 "여러분의 인권 존중 노력에 미국이 함께한다", "사랑은 증오를 이긴다"등의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김어진/경기도 화성시 : "평소에 지내면서는 같은 퀴어인 사람을 만나기 힘들거든요. 근데 이제 여기 오면 모두가 거의 다 퀴어니까 동질감도 느껴지고."]
참가자들은 성소수자들을 상징하는 여섯 색깔 무지개 상징물들을 들고 거리 행진도 진행했습니다.
퀴어 축제는 작년까진 서울광장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광장 이용이 불허되면서 을지로 일대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5월 서울시가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한 퀴어단체와 기독교 단체 가운데 기독교 단체에 허가를 내준 겁니다.
[김나윤/서울 성북구 : "(작년엔) 서울광장에서 열렸었는데 그게 안 돼서 조금 협소하게 열린 것 같지만 그래도 열렸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고..."]
이에 따라 서울광장에서는 기독교 관련 단체들이 주최하는 문화제가 진행됐습니다.
또 서울광장 바로 앞 도로에서는 퀴어축제 반대 집회도 진행됐습니다.
["우리는 동성애자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성의 합일을 반대합니다."]
소수자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광장 사용 불허는 부당한 차별"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행사 참가자들의 행진 과정에 충돌이 우려됐지만, 경찰이 동선을 분리하면서 마찰은 없었습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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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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