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사랑은 증오를 이긴다”… 을지로 덮은 무지개

이종민 2023. 7. 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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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권을 향한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라 안팎에서 인권과 기본 자유를 존중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미국이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음을 기억해달라."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1일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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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권을 향한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라 안팎에서 인권과 기본 자유를 존중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미국이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음을 기억해달라.”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1일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성소수자 인권의 달)는 개방적이고 진실하게 살기 위해 용감히 투쟁해온 많은 세대의 ‘LGBTQI+’(성소수자)를 기념하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날 퀴어축제를 축하하는 메시지는 각국에서 왔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호주, 뉴질랜드,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아일랜드, 에스토니아 등의 대사 또는 대사대리, 공관차석 등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지난 20년간 있었던 영국 내 성소수자 권리 진전을 거론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년간 많은 노력과 행동이 필요했고 이는 종종 여론에 역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한국의 커뮤니티에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진전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이 더 포용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아갈수록 우리 두 나라는 더 굳건히 연대할 것”이라며 “언제나 사랑은 증오를 이긴다”고 덧붙였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유럽연합대표부대사도 “평등과 비차별은 유엔의 핵심 가치이자 유럽연합의 근본적인 부분”이라며 “우리의 힘은 다양성 속의 단결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퀴어축제는 2015년부터 서울광장을 무대 삼아 열렸지만, 올해는 을지로 일대로 장소를 옮겼다. 서울시가 지난 5월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운집한 이번 축제 퍼레이드는 을지로에서 시작해 삼일대로-명동역-종로-종각역 등을 지나는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퀴어축제를 대신해 서울광장을 차지한 것은 기독교단체의 행사였다. CTS문화재단은 지난 5월 서울시로부터 허가를 받고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를 진행했다. 퀴어축제에 대한 반감을 가진 다른 종교·보수 단체들도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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