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불허'에 을지로서 퀴어축제…곳곳 반대집회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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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가 내린 1일 서울 을지로2가 일대에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퀴어문화축제는 올해 서울시가 기독교 단체 행사에 서울광장을 내주면서 을지로를 무대로 삼았다.
축제에 참여한 권모(22)씨는 "매년 서울광장에서 축제를 해왔는데 불허 결정 소식을 들으니 황당했다. 혐오 세력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아무래도 서울광장은 더 응집되는 느낌이 났는데 을지로는 길에 늘어서서 산만한 느낌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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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등 각국 대사 응원 영상…경력 3천여명 투입돼 충돌 방지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최원정 기자 = 폭염주의보가 내린 1일 서울 을지로2가 일대에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곳곳에서 퀴어축제 반대집회도 열렸지만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퀴어문화축제는 올해 서울시가 기독교 단체 행사에 서울광장을 내주면서 을지로를 무대로 삼았다.
잠시만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운 날씨에도 을지로는 축제를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경찰 추산 1만2천명, 주최측 추산 3만5천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부채나 깃발, 가방 등 다양한 소품을 들고 들뜬 얼굴로 모여들었다.
얼굴에 무지개를 그리거나 이곳저곳에서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올해 축제 슬로건은 '피어나라 퀴어나라'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우리의 삶이 피어나기를, 여러분의 웃음이 피어나고 우리의 형편이 나아지기를, 그런 세상을 꿈꾸는 마음"이라며 "아직 우리나라에 혐오와 차별이 가득하지만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세상은 분명히 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퀴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온 윤세나(33)씨는 "서울광장 사용이 불허돼 축제가 잘 열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이 성적 지향을 숨기며 살아가는데 이런 퍼레이드를 통해 자긍심과 자신감을 얻는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행사장에는 성소수자 단체 및 이들과 연대하는 단체의 부스 58개가 차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와 미국·영국·캐나다·독일 등 각국 대사관도 부스를 설치했다. 현장에서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해 각국 대사가 보내온 영상 메시지가 상영됐다.
골드버그 대사는 "평등권을 향한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라 안팎에서 인권과 기본 자유를 존중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미국이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음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서울시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 서류를 찢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은 서울시청 앞에서 광장 사용불허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일부 참가자도 서울광장 불허 결정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축제에 참여한 권모(22)씨는 "매년 서울광장에서 축제를 해왔는데 불허 결정 소식을 들으니 황당했다. 혐오 세력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아무래도 서울광장은 더 응집되는 느낌이 났는데 을지로는 길에 늘어서서 산만한 느낌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30분부터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행진을 했다. 을지로에서 삼일대로∼퇴계로∼명동역∼종로∼종각역 등을 지나 을지로 일대로 돌아오는 구간이었다.
행렬을 향해 동성애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은 함성으로 응수했다.
퀴어축제 인근과 서울시의회 앞 등지에서는 반대집회도 열렸으나 우려했던 충돌은 없었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2023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 행사를 열어 특별기도회와 맞불 행진 등을 했다. 경찰 추산 1만2천명가량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퀴어축제, 학생인권조례 등에 반대하는 내용의 기도를 했고 인권위 폐지를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행진 시 퀴어축제 측과 반대집회 측 동선을 분리하는 등 충돌에 대비했다. 현장에는 경력 3천여명이 투입됐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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