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에서 자유로운 세상을 상상하며” 을지로 퀴어퍼레이드[2023 퀴어문화축제]

김세훈·윤기은·김송이 기자 2023. 7. 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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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바이크 등에 탑승한 채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해피 프라이드!” 1일 오후 4시30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함성소리와 함께 퀴어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무지개 부채와 깃발을 좌우로 흔들며 행진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행진에 참가한 A씨(29)는 “7년만에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7년전에는 동성애 혐오 트럭이 행진을 막아 30분만에 행진이 끝났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분위기가 훨씬 자유롭고 연대 깃발의 수가 늘었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혐오는 쓰레기통에’ ‘사랑이 이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 중인 이들을 보고 손을 흔들며 박수를 치는 외국인의 모습도 보였다.

1일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꽃다발과 손팻말 등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기은 기자
1일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그냥 결혼이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윤기은 기자

비슷한 시간대에 분홍색 티셔츠를 맞춰입은 앰네스티 회원들은 ‘그냥 결혼이야’ 행진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꽃다발 등을 들고 ‘I say Just you say marrige, Just marriage Just marriage’라는 구호를 외쳤다. 행진 대열에 앞장 선 두 동성 커플은 서로 키스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연인과 7~8년 동거하다가 오늘 명동성당에서 웨딩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든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김송이 기자
1일 퀴어퍼레이드에서 만난 외국인들이 무지개 빛깔이 들어간 망토를 두른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미국 국적의 대학원생 엘리씨(29)는 올해로 4번째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했다. 그는 영국에서도 퀴어 퍼레이드 참석한 적이 있다고 했다. 엘리씨는 “영국의 경우 도시 전체가 이들을 축하하는 느낌이라면 서울은 정해진 장소에서만 축하하는 느낌”이라며 “서울에서는 모두가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느낌이 들고 행사에 참여하면 사람들이 쳐다볼 것 같다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 사용이 금지되었다고 할때는 슬펐지만 을지로에서 열린 모습을 보니 오히려 더 넓게 장소를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아 좋다”고 했다. 엘리씨는 모두가 자유롭게 날기를 염원하며 무지개 무늬가 그려진 나비 모양의 망토를 입고 나왔다고 했다.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한 참가자가 여러 언어로 적힌 손팻말을 들고 행진에 참가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자들이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오후 5시45분쯤 종각역에서 ‘탈동성애’ 현수막을 마주쳤을 때도 행진 대열은 머리 위로 양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동성애는 회개하라’ ‘동성애는 죄악이다’ 등의 반대 목소리를 외치는 시민에는 ‘동성애는 사랑이다’라고 맞받았다. 도로변에서 무지개 깃발을 든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자 행진대열도 같이 손을 흔들었다.

국민연금공단에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내 승소한 동성 커플 소성욱씨(32)와 김용민씨(33)가 1일 퀴어퍼레이드를 함께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동성 커플 김용민·소성욱씨도 이날 퀴어퍼레이드에 함께했다. 김씨는 “지난 5월31일 동성결혼법이 발의됐다. 앞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퀴어 결혼식에 찾아가게 되는 것을 상상해보자”고 했다. 참가자들은 ‘혼인평등’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호응했다. 행진은 오후 5시50분쯤 마무리됐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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