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많이 본듯” 중국인들 열광하는 영화 알고보니

이달 21일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워아이니!(我爱你!)’(왼쪽)와 2011년 국내 개봉작 ‘그대를 사랑합니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이것도 한국 원작?”

한국산 콘텐츠를 엄격히 통제하던 중국이 한국 지식재산권(IP)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또 다시 개봉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21일 중국 영화 ‘워아이니!(我爱你!)’가 극장에서 개봉해 상영 중이다. 개봉 6일 만에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 2억위안(약 363억원)을 넘어섰다. 중국의 대표적인 영화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豆瓣)에서 평점 7.9점을 기록 중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한국 웹툰이다. 강풀 작가의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영화화한 것이다.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지난 2007년 포털사이트 다음(현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지난 2011년 배우 이순재, 김수미, 윤소정, 송재호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한 바 있다. 당시 입소문을 타고 165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다.

강풀 작가의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 [카카오웹툰 홈페이지]

중국 버전의 영화는 지난 2021년 화제작 ‘송니일타소홍화(送你一朵小红花)’로 14억위안(약 2500억원)의 흥행 신화를 기록한 한옌(韩延)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동안 중국은 우리나라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설치에 대한 보복으로 2017년부터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금지)’을 고수하며 드라마와 게임 등 한국 콘텐츠를 엄격히 통제해왔다.

‘한국 홀대’ 속에서도 한국산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중국 콘텐츠가 현지에서 꾸준히 공개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석 작가의 웹툰 ‘문유’가 원작인 중국 영화 '독행월구'.

강풀 작가의 또 다른 웹툰 ‘마녀’ 역시 영화 ‘아요화니재일기(我要和你在一起·너와 함께 있고 싶어)’로 만들어져 지난해 9월 중추절(추석) 연휴에 개봉한 바 있다. 웹툰 ‘마녀’는 2017년 중국 최대 웹툰 플랫폼인 콰이칸(快看)에서 연재되며 인기를 모았다.

한국 웹툰이 중국 영화로 제작돼 개봉한 첫 사례는 작년 8월 공개된 SF코미디 영화 ‘독행월구(獨行月球)’다. ‘독행월구’는 2016년 조석 작가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한 ‘문유’가 원작이다.

중국에서 영화가 개봉한 지 3일 만에 중국 박스오피스 10억위안(약 1900억원)을 돌파했다. 당시 10억위안을 넘어선 98번째 영화에 등극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