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도장 몰래 찍어 12억 빼돌린 회계직원에 ‘징역 3년’

서울 서초구의 서울중앙지법 전경.

8년 동안 은행 전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서울시건축사회 회비 12억원을 빼돌린 회계 담당 직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서울특별시건축사회 전 회계직원 A(46)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울시건축사회에서 근무한 A씨는 2013∼2021년 8년간 99회에 걸쳐 월정회비 총 12억2400여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해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매달 회원 3000여명으로부터 받는 회비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회장 부재 시 직접 도장을 관리했던 A씨는 이 도장을 활용해 46차례 돈을 빼돌렸다. 그는 임의로 발행한 출금 전표에 수백만원에서 최고 4000만원까지 기입한 뒤, 직인을 찍어 돈을 받아 횡령했다.

그는 정상적으로 결재받은 은행 출금 전표에 액수를 고쳐 넣어 부풀리는 방식으로도 거액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5000원 환불’이라고 적힌 전표에 대해 상급자의 결재를 받은 뒤, 숫자에 ‘10,00′(천만)을 추가로 적어 1000만5000원을 빼돌리는 식이다.

재판부는 “2000년부터 오랜 기간 회계 처리와 세입·지출 계좌 관리 업무를 담당했음에도 신뢰 관계를 저버리고 8년여 동안 거액을 횡령했다”며 “은행 출금 전표를 위·변조하는 등 치밀하고 부정한 수법을 동원하기까지 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발각된 후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현재까지 4억4000만원을 변제한데다 앞으로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이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