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서울 폭염 속 퀴어축제…성소수자 청소년·부모도 참가

이기범 기자 2023. 7. 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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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기온 34도의 폭염 속에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1일 열렸다.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진행돼 왔지만 이번 행사는 서울시가 기독교 단체 행사에 공간을 내주면서 광장 잔디밭이 아닌 을지로2가 일대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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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 추산 5만명 참가…광장 아닌 을지로 일대서 열려
슬로건 '피어나라, 퀴어나라'…인근서 반대 집회도 열려
1일 오후 서울 중구 삼일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주최측 스태프들이 무지개 현수막을 펼쳐 들고 있다. 2023.6.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최고 기온 34도의 폭염 속에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1일 열렸다. 이날 행사는 기존 서울광장이 아닌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일대에서 진행됐다.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진행돼 왔지만 이번 행사는 서울시가 기독교 단체 행사에 공간을 내주면서 광장 잔디밭이 아닌 을지로2가 일대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열렸다.

'피어나라, 퀴어나라'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5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양선우 위원장은 "우리는 성소수자가 사랍답게, 인간답게, 내가 나인 채로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 세상을 꿈꾸기 때문에 '피어나라, 퀴어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이번 축제를 열게 됐다"며 "성소수자가 안전하고 행복하고 당당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병원 노동자 슈미씨(가명)는 "일상에서 퀴어 만날 수 있는 경험이 별로 없다"며 "2018년 무렵 처음 퀴어 축제에 나왔을 때는 나 같은 퀴어가 세상에 살고 있는지 궁금증 때문에 참여했다면 이제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현장에 퀴어 노동자가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 성소수자부모모임 운영위원(48)은 "제 아이가 커밍아웃을 한 2016년부터 활동을 이어왔다"며 "부모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는 게 당사자들에게도 위로가 된다더라"고 말했다.

고등학생인 김모양(17)은 "지난해에 이어 엄마와 같이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퀴어 친화적이고 장애인들도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행사를 쉽게 즐길 수 있는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친구들과 함께 무지개 팻말을 들고 행사에 참여한 러시아인 마르가 리타씨(37)는 "친구가 알려줘서 이번에 서울 퀴어 축제에 처음 참여하게 됐는데 캐나다에서 퀴어 축제에 참여했을 때와 또 다른 즐겁고 신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행사 현장에는 국가인권위원회와 미국·영국·캐나다·독일 등 각국 대사관도 부스를 설치해 참여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는 을지로~삼일대로~퇴계로~명동역~종로~종각역 일대 행진이 진행된다.

한편 이날 서울시의회 인근에는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오후 4시20분부터 행진을 진행한다. 을지로입구역 맞은편에도 기독교 단체의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행사장 주변에 펜스를 설치하는 등 두 행사의 충돌을 최대한 막겠다는 방침이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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