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면 무릎이 붓는데…'무릎 관절 건강' 챙기려면

권대익 2023. 7. 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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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유럽과 미주, 호주 등 장거리 해외여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중ㆍ장거리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중ㆍ장년층이라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무릎 건강이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근육량이 적고, 골조직이 약해 장시간 비행이나 걷기 등으로 인한 관절 건강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장거리 비행, 관절 통증 주의해야

평소 무릎 관절염이 있다면 장시간 머물러야 하는 비행기 안에서 무릎 통증에 대비해야 한다. 비행기 안은 기압과 기온이 낮아 무릎 염증이나 부기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내와 같은 저기압 환경에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무릎과 허리 통증이 생기는데, 이는 비 오는 날 유독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장시간 한 자세로 앉아있거나 서 있다 보면 다리 통증과 저림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관절염 환자라면 여행 전 관절 통증 예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엄 원장은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탑승하거나 기내 온도가 낮으면 담요 등으로 무릎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 틈틈이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하면 여행 전 병원을 찾아 무릎 연골주사를 맞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어깨 매는 배낭은 가볍게

어깨에 매는 배낭은 하중을 밑으로 전달해 어깨와 허리, 무릎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서 있을 때 체중의 75~90%가 무릎 안쪽으로 쏠리는데 여기에 가방 무게까지 더해져 계속 걷으면 무릎이 느끼는 피로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장기간 여행으로 짐이 많을 때는 캐리어에 짐을 분산하고, 배낭 무게는 본인 몸무게의 10% 이하로 꾸리는 것이 좋다. 무거운 짐은 캐리어에 넣어 숙소에 보관하고 배낭에는 상비약과 물, 지갑 등 필수품만 챙기도록 한다.

특히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라면 여행을 계획할 때 장시간 걷는 코스나 언덕이나 계단이 많은 장소는 피하는 게 좋다. 낯선 여행지에서 평소보다 오래 걸으면 다리 피로가 심해지고, 무릎 통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지팡이나 접이식 등산용 스틱 등을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행 중 무릎 쪽 통증이 계속 된다면 무릎보호대나 압박붕대를 잠시 감아 두는 것이 좋다. 많이 걷고 난 후에는 의자나 베개 등에 다리를 올려 놓고 쉬거나 자는 것이 다리 부기 회복에 좋다.


◇여행 후 지속되는 무릎 통증된다면

여행 후 휴식을 취해도 무릎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중년 이후 갑자기 생긴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질환은 내측 연골판 파열과 연골 손상이다.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반월상 연골판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찢어지거나 파열된다. 연골판 파열은 중년 이후 흔히 나타나는 무릎 통증 질환으로 별다른 외상이나 증상 없이 나타나기도 하고 여행이나 등산 등 평소보다 많이 걸은 후 갑자기 불편감이나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중년 이후 무릎 내측 통증과 연골판 손상이 O자형 휜 다리로 변형되는 경우라면 관절염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근위경골절골술(HTO)’로 불리는 휜 다리 교정술로 치료하면 무릎 내측으로 과도하게 실리던 하중을 외측으로 분산돼 통증이 줄고 관절염으로 악화되는 걸 막거나 늦출 수 있다.

또한 근위경골절골술에 줄기세포 시술을 병행하면 무릎 통증 치료는 물론, 연골 재생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쳤거나 관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연골이 손상되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다. 이 같은 말기 퇴행성관절염이라면 인공관절 치환술 밖에 치료법이 없다. 최근 의료기술 발달로 인공관절 수술에 무수혈 인공관절과 양측 무릎 동시 수술이 가능해져 환자의 심리ㆍ신체적 부담은 줄고 회복 속도는 빨라 수술 만족도가 높아졌다. 그 어떤 보존적 치료로 증상에 호전이 없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많이 손상됐다면 무조건 참기보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엄상현 원장은 “활동량이 많은 50~60대의 젊은 관절염 환자라면 자신의 관절을 살리는 치료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며 “자신의 관절을 보존할 수 있다면 수술 후에도 무릎 움직임이 자연스러워 여행은 물론 달리기나, 등산 같은 운동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무릎 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기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평소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먼저 쪼그려 앉기, 책상다리 등 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나 행동은 피하고, 실내 자전거 타기, 걷기 운동 등으로 무릎 주변 근력 유지 및 적정 체중 유지에 신경 쓰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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