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에 바그너 기지 건설…"전투경험 전수받길"(종합)

위성사진에 포착…아직 병력 이동은 없어
루카센코 "우리나라 오면 받아들이겠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이윤희 기자 = 벨라루스의 사용되지 않는 군사 기지에 텐트 수백개가 쳐진 모습이 인공위성에 포착돼 러시아에서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용병그룹이 이곳에 포진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30일 보도했다.

29~30일 찍은 위성 영상에는 대형 군사 텐트 캠프가 해당 지역에 건설되고 있다.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남동쪽으로 130km 가량 떨어졌으며 수천명의 병력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반란을 일으켰다가 사면을 받고 벨라루스로 이동하는 바그너 그룹 병력들이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차량이동이 전혀 없는 등 아직 병력이 이곳에 도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용병들이 벨라루스로 이동하고 있는 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진에는 250동의 텐트가 조밀하게 줄 세워 설치돼 있어 수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는 지원 시설로 보이는 텐트들도 있다. 기지 주 출입구에는 추가로 검문소가 설치됐다.

이 기지는 바그너그룹 반란 직후 설치되기 시작했고,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용병들이 사용할 곳이라고 설명한 지역과 동일한 곳이다.

CNN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바그너 용병그룹을 국내로 초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행히도 그들은 지금 여기 없다"면서도 "그들의 지도부에게 이미 말했듯이 우리나라로 와서 전투 경험을 전수해 준다면 그러한 경험을 받아들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바그너 그룹 사람들을 오랫동안 알고지내 두렵지 않다며 "정상적인 문명을 세우기 위해 전 세계에서 싸운 사람들이다. 서방은 그들을 철저히 싫어한다"고 설명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인류 역사상 전례없는 규모의 정치군사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폴란드를 무장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폴란드와 벨라루스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또 다른 긴장의 온상이 만들어지고,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나라의 또 다른 공격 거점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불행히도 그 나라 미국은 가장 강력한 국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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