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신고 정상 오를거야”...20년째 추진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시동 [방방콕콕]

서대현 기자(sdh@mk.co.kr) 2023. 7. 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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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환경청 전략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통과
울주군, 20년 만에 통과…사업 추진 청신호
환경단체, 남은 환경영향평가까지 갈 길 멀어
영축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신불산 [사진 = 서대현 기자]
울산, 양산, 밀양에 걸쳐 해발 1000m가 넘는 9개 산을 통틀어 ‘영남알프스’라 부른다. 알프스라고 불릴 만큼 산세가 좋기로 유명하다. 양산에 내려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즐겨 찾는다는 영축산도 여기에 들어간다.

울산 울주군이 영남알프스 9개 산을 완등하면 은화 기념 메달을 주는 사업은 등산 인구 증가와 함께 대박을 쳤다. 올해 사업은 시작 5개월 만인 지난 5월 완등 메달 3만개가 소진돼 조기 마감됐다. 사업 마감은 지난해보다 5개월이나 빨랐다.

케이블카는 등산과 함께 영남알프스 관광 사업의 한 축이다. 울주군은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관광객이 몰려 지역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며 2001년부터 사업 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이 사업은 환경부와 환경단체 반대로 20년 넘게 지지부진하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은 최근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통과하면서 다시 논란이 됐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향평가를 앞두고 진행하는 사전 절차다. 울주군은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혔으나 환경단체는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순걸 울주군수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변경 협의를 최근 완료했다”며 “신불산 일대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된 이후 환경청이 케이블카 노선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밝혔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노선도 [자료 = 울산 울주군]
이번에 조건부 통과된 케이블카 노선은 2018년 무산된 기존 노선에 변화를 줬다. 당시 환경청이 반대 이유로 밝힌 낙동정맥 구간, 생태·자연도 1등급, 식생보전등급 2등급 이상, 멸종위기 야생생물 생육지를 모두 피해 상부정류장 입지를 정했다.

환경청 보완 요청에 따라 케이블카 노선 중간 지주도 4개에서 3개로 줄여 훼손되는 면적을 줄였다. 군은 내년 6월까지 환경영향평가 등 남은 인허가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내년 7월 착공하면 오는 2025년 12월 사업이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군수는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 사업과 국내 최대 규모의 울주트레일나인피크대회, 새롭게 확대된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어우러져 산악 관광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울주군이 여론을 호도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논평을 통해 “전략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통과는 예상했던 일로 본선에 앞서 예선을 통과한 것뿐”이라며 “1년 안에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를 이행한다는 것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환경청에서 제시한 보완 조건을 보면 매우 까다롭다”며 “케이블카 상류 정류장 위치를 8.5부 능선으로 낮추고, 정류장과 낙동정맥 등산로를 단절하는 조건은 사업성 면에서 불리하다”고 말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은 사업비 644억원을 들여 울주군 복합웰컨센터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8㎞ 구간에 케이블카 노선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시간당 최대 1500명 탑승이 가능한 10인승 캐빈 50여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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