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맞은 남부, 지금 땅밑은?...산사태 추가 피해 우려
■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임상준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오늘은 산사태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됐습니다마는 남부 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곳곳에 큰 피해가 났습니다. 장마도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땅은 이미 무를 대로 물러진 상태기 때문에 다시 비가 내릴 경우 특히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임상준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와 함께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임상준]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 위기경보가 관심으로 내려갔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임상준]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비가 안 오는 바람에 그동안 젖어 있던 토양이 어느 정도 말라 있다, 이런 상태로 내려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 토양이 말라 있다. 하지만 또 비가 추가되면 다시 물렁물렁해지면서.
[임상준]
완전히 마른 것은 아니고 실제로 어느 정도 속에 물이 말라 있는 상태지만 또 갑자기 비가 내린다든지 하게 되면 어느 순간 또 토양이라고 하는 것은 물이 갑자기 포화돼서 산사태와 같은 것들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오히려 말씀 듣다 보니 지금 같이 약간 말라 있을 때 대비를 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하나씩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런 상태에 땅밑 위험도를 알 수 있는 척도가 수분포화도라고 하더라고요. 소개를 해 주시죠.
[임상준]
땅속 토양은 일반적으로 흙 알갱이로 만들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흙 알갱이라고 하는 것은 흙알갱이 틈속이 존재하는데 이걸 우리가 흔히 공극이라는 말을 표현을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물이나 공기는 그 공극을 메우게 되는데. 그런데 이게 우리가 물이 얼마큼 그 틈을 메우고 있는지를 우리가 일반적으로 수분포화도라고 합니다. 산림청에서 말하는 산사태 위기경보 혹은 산사태 경보라고 하는 것은 수분포화도를 중심으로 과거에 산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에 수분포화도를 100으로 본다면 지금 토양의 수분이 얼마인지, 그래서 그 수분이 약 80%에 도달하면 산사태주의보, 그리고 그게 100% 이상 도달하게 되면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게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흙 입자 사이에 물이 들어간 그 정도를 보고 판단을 하는 건데 우리가 뉴스에서 주의, 관심 이렇게 단계를 발령하는 데 참고하는데 80% 이상이 산사태 주의보 이상이 된다. 그렇군요. 남부 같은 경우는 어제까지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럼 지금 땅밑을 우리가 생각해 본다면 어떤 상태일까요?
[임상준]
그동안 내린 비로 인해서 땅속에 토양의 수분포화도, 아니면 토양 함수 지수는 굉장히 높은 지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상태에서 내일이든 아니면 가까운 시일 내에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게 된다면 과거보다 빨리 80% 내지 100%에 도달하게 되고그러한 것은 그만큼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럴 때 어떤 곳들을 주의해야 될까요? 이를테면 우리가 관련 수해가 많이 나거나 이를테면 산사태가 많이 나는 곳 같은 경우에는 배수로를 정비한다거나 이런 대비에 대해서 알고 있는데 어떤 것을 주의해야 되는 겁니까?
[임상준]
배수로라고 하는 곳들은 그동안 잘 관리해 왔지만 이번 비로 인해서 낙엽이 쌓여 있다든지 아니면 밀려온 토사에 의해서 어느 정도 막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것이 미처 정리되지 못하고 2차, 3차 비가 내리게 되면 그 배수로가 막혔기 때문에 물이 배수로로 통과되지 못하고 다른 사면을 통해서 흐르거나 하면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런 기회에 그러한 배수로를 정비한다든지 혹시 주변에 위험한 곳이 없는지 한번 더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땅속에 수분포화도가 높은 지역의 붕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걸 알아차리는 방법들이 있을까요? 다시 한 번 전조증상 보여주시고 지난번에 경북 영주에서 산사태가 나면서 토사가 안타깝게도 집을 덮쳤고 아기가 매몰됐다가 끝내 사망한 일도 있었습니다. 잘 모르고 있다가 대책 없이 이런 사고를 겪게 되는 건데 일단 겪고 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전조증상을 다시 한 번 요약해 주시죠.
[임상준]
산사태가 발생하기 전 몇 가지 전조증상들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예를 들어서 비탈진 곳이라든지 혹은 경사진 곳에 갑자기 물이 솟아난다든지 혹은 바람도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심하게 흔들린다든지 아니면 경사진 곳을 따라서 돌이라든지 혹은 바위들이 굴러 내려오는 것을 우리가 산사태 전조현상이라고 합니다.
[앵커]
이 중에서 가장 주의해야 된다면 어떤 걸 지목하십니까?
[임상준]
그중에서 모두 다 위험하기는 하겠습니다만 가장 위험하다고 보는 것은 지하수가 용출되는 현상, 지하수가 용출된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토양이 굉장히 포화되어 있고 그 말은 토양, 지반이 약해져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에 그러한 곳을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혹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등급으로 나눠서 볼 수 있을까요? 요즘에는 그런 위험도 같은 걸 미리 알 수도 있는데 내가 있는 위치의 예측 정보 이런 걸 알 수 있는 시스템이 있을까요?
[임상준]
산사태 위험지도라고 하는 것이 산사태 예, 경보를 산림청을 통해서 발령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은 그러한 정보를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우리가 산사태 하면 지금 교수님 뒤에 화면에서처럼 비탈진 산에서 흙이 쏟아져서 덮치는 경우 이렇게 알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구체적으로 산사태가 일어나는 원리를 설명해 주신다면 어떻습니까?
[임상준]
산사태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복잡하고 여러 가지 요소가 많기 때문에 단순하게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가 쉽게 생각한다면 산사태라고 하는 것은 경사진 곳에 있는 흙 알갱이들이 서로 마주보면서 힘을 서로 받고 있습니다. 그걸 우리가 비탈면에 저항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서로 버티고 있는데. 그러한 버팀 현상들은 누르는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강하게 버티기 때문에 일정 정도 지금과 같은 경사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빗물이 토양 속으로 침투되어서 공극 상에 그러한 물이 놓이게 되면 그 누르는 힘이 줄어들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다리 관절이 안 좋거나 허리가 아프게 되면 수영장이라든지 목욕탕에서 운동을 하시면 좀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내 몸무게가 그대로 다리에 전달되지 않고 조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것처럼 서로 눌러주는 힘이 조금 줄어들게 되면 이제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그런 상태에서는 조금만 상황이 바뀌더라도 버티는 힘을 잃고 무너지는, 즉 산사태가 발생되는 현상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앵커]
아까 화면에서도 안타깝게 산사태 발생한 가정의 내부 모습도 나왔는데 혹시 어쩔 수 없이 내 집의 환경에 비탈 같은 것들이 있다면 혹시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평소에? 그러니까 이를테면 비가 많이 오는 날은 비탈과 가까운 쪽은 피한다거나 좀 단순한 요령일까요? 어떻습니까?
[임상준]
일반적으로 저희들이 말하기는 산사태 예, 경보가 있으면 위험한 지역에서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시기적으로 그럴 수 없는, 즉 야간에 그러한 경보가 나는 경우는 우리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곳은 가급적이면 비탈면과 먼 곳에서 생활하시거나 혹시 주무시는 경우에도 창문이라든지 혹은 출입구와는 좀 떨어져서 주무시는 것이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가스와 전기를 차단하고 대피하지 않은 주민이 있는지 옆집을 확인하고 위험을 서로 알려야 되고. 역시나 중요한 건 YTN 같은 언론을 통해서 기상 상황을 확인해야겠다.이렇게 해서 막는 게 가장 최선이겠습니다마는 어떻습니까? 대피할 상황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대피해야 될까요?
[임상준]
일반적으로 저희들은 지자체나 혹은 재난 담당 기관에서는 어디로 대피해야 될지 혹은 어떻게 대피해야 될지에 대한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전에 그러한 정보들을 좀 알아두시는 것은 나중에 위험한 상황이 왔을 때는 굉장히 좋은 정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화재가 났을 때도 바람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라, 이런 주의점도 있던데 혹시 대피하지 못했을 때 토사의 흘러내리는 방향으로 질문을 드린다면 어떻습니까?
[임상준]
토사의 방향을 우리가 예측할 수 있다면 혹은 경사진 곳을 우리가 볼 수 있다면 가능한 경사진 곳과 먼 곳, 혹은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면 조금 더 안전한 장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가 이 기상 관련 보도에서 이례적이다, 이변이다 이런 말을 많이 할 만큼 요즘 장마나 날씨의 패턴이라고 해야 할까요.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번 장마 역시 예년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데 그에 따른 산사태도 좀 달라지는 겁니까? 특징이 따로 있을까요?
[임상준]
최근에 산사태를 보게 되면 최근 산림청 발표 자료에 의하면 매년 한 260헥타르 정도 산사태가 발생하고 인명 피해는 한 1.8명 정도 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계절적으로 봤을 때는 여름철에 가장 많이 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또한 남부 지역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 태풍의 이동경로, 혹은 장마전선의 범위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태풍이 남부권을 많이 통과하기 때문에 그러한 태풍의 이동경로를 중심으로 아마 산사태가 많이 나지 않나 생각을 하고 최근 일어나는 산사태의 경향을 본다면 도시 개발이라든지 생활권 중심으로 산사태가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 그런 것들은 아마 이러한 도시 개발 과정에서 불충분한 배수로 용량이라든지 혹은 배수로를 잘 설치했지만 낙엽이라든지 혹은 토사에 의해서 배수로가 막혀서 생활권 주변의 산사태가 많이 나는 것이 끝내 아닌가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그나마 10년간 산사태 발생 건수는 줌 줄어들고 있다고 하거든요. 하지만 그 피해는 상당 규모로 계속 나고 있는데 복구에 드는 비용 역시 크고. 이걸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떻습니까?
[임상준]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아마 국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산사태 피해 예방을 위한 사방사업이라든지 산사태 취약지역 운영이라든지 혹은 산사태 예경보의 정확성을 높여서 국민들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그런 재난체계 구축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또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써 우리나라의 재난대응체계는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고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이 같은 산사태가 가뭄과도 연결해 볼 측면이 있더라고요. 왜냐하면 숲 조성이 잘 되어 있으면 또 산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원리도 있던데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것과 산사태 방지와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 건가요?
[임상준]
주변에 있는 산림을 잘 가꾸는 것은 물론 한편으로는 산림을 경영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부가적으로 봤을 때는 우리가 산사태 피해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을 것 같습니다. 건강하고 잘 가꾼 나무는 땅속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나무 말뚝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고 또한 잘 발달된 뿌리는 그물망처럼 주변의 토양을 잡아주기 때문에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숲 가꾸기를 잘 시행하고 또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건 우리 주번에 있는 산사태 피해를 줄이는 하나의 좋은 수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자연 현상을 막을 수는 없고 그래도 이런 원리를 이해한다면 그나마 이런 산사태 같은 재난을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끝으로 종합적으로 우리가 산사태 나기 전의 어떤 전조 같은 것을 얘기해 봤고 또 위험지도 같은 걸 통해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대비법을 다시 한 번 정리해 주시죠.
[임상준]
우선 재난방송을 통해서 사는 곳에 산사태 위기경보가 있으면 가장 먼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주변에 산사태 전조현상이 발견되면 우선 먼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신 후에 재난부서라든지 지자체에 신고를 하셔서 제2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한 주변에 혹시 산사태 피해에 대해서 잘 숙지하지 못한 분이 있다면 같이 안전한 곳으로 피할 수 있도록 국민 서로가 노력하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혹시라도 산사태 대비에 관심이 있고 또 주변에 산사태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사신다면 지금 임상준 교수와의 대담, 또 YTN 홈페이지를 통해서 클립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임상준 서울대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YTN 김정회 (jungh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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