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바이오항공유’로 여객기 띄우려는데…다른 항공사는 왜?

안서진 매경닷컴 기자(seojin@mk.co.kr) 2023. 7. 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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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GS칼텍스와 하늘 위 탄소 저감을 위한 바이오항공유(SAF) 실증에 들어간다. [사진출처=대한항공]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대한항공이 국내 최초로 바이오항공유 실증 연구 첫발을 뗐다. 정부가 바이오항공유 (Sustainable Aviation Fuel·SAF) 사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항공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GS칼텍스와 손잡고 바이오항공유 실증 연구 운항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이번 연구 운항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는 바이오항공유 품질 등 관련 기준을 설정하고 상용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속가능항공유라고도 불리는 바이오항공유는 폐식용유, 생활 폐기유, 동식물성 기름, 이퓨얼(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재생합성연료) 등 바이오 대체 연료를 사용해 만들어진 친환경 항공유다. 석유나 석탄 등 기존의 화석 자원이 아닌 동·식물성 기름,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져 기존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한항공은 인천발 국제선 항공편에 사용하기 위한 바이오항공유를 GS칼텍스를 통해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등 국제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증 연구 운항은 올해 하반기부터 6개월간 진행된다. 정부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사용할 바이오항공유 도입에 관한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조성배 대한항공 전무는 “바이오항공유는 항공부문 탄소 감축을 위한 핵심 수단이지만 국내외 정책과 규제, 수요와 공급 등 다양한 변수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한항공은 이번 실증 연구 운항을 통해 국내 바이오항공유 활성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GS칼텍스와 협력하고, 나아가 정부의 탈탄소 에너지 정책에 부합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좀처럼 SAF 도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기존 항공유에 비해 3~5배 이상 비싼 SAF를 도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국내 생산시설이나 공급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국내 SAF 도입에 있어 가장 시급한 문제로 공급망 확보를 꼽는다. 현재 국내에는 바이오항공유 생산 업체가 없으며 글로벌 업체 대비 기술 격차도 큰 편이다. 현재로썬 해외 기업과 항공유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연료를 모두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공항이 지난해 공공기관 최초로 ESG 헌장을 선포하고 바이오 항공유 공급체계 구축 계획을 밝혔으나 물리적, 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성희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 SAF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지만 국내 SAF 관련 시장 성장은 아직까지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바이오 항공유 개발시 대규모 투자자금이 필요하고 국내 정유회사는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SAF 가격이 기존 항공유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때까지는 보조금 지원, 세제 혜택 및 SAF 사용에 따른 세금 감면 등의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여행심리가 회복되면서 숨통이 조금 트이나 했더니 이번엔 SAF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며 “국제적으로 탄소중립 요구가 높아지면서 탄소감축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LCC 입장에서는 SAF를 도입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고 특히 유럽 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하는 곳 입장에서는 더욱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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