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 기업 실적 발표됐는데 왜 뜬금없이 삼성전자가 ‘신고가’? [MK위클리반도체]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3. 7. 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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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장중 삼성전자가 52주 신고가를 달성하면서 ‘8만 전자’ 복귀라는 투자자들의 염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날 삼성의 ‘신고가’ 배경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깔려 있습니다.
마이크론의 별명은 ‘실적 풍향계’인 이유는?
마이크론은 최근 기준 2위 메모리 기업입니다. 애초 부동의 1위와 2위는 한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몫이었죠. 하지만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이 27.6%에서 23.9%로 떨어지면서 28.2%를 기록한 마이크론에 뒤지면서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시장 점유율 탑3 기업인 만큼 마이크론의 실적이 업계 전체의 업황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마이크론은 탑3 중에서도 가장 먼저 매 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결산월 차이로 인해 다른 기업들보다 1개월 먼저 실적을 발표하죠.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의 실적발표를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가늠자로 보고 있습니다.

‘풍향계’가 가리킨 흐름은?…우상향!
28일(현지시간) 미국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023년 3분기(2023년 3~5월)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37억5000만달러(약4조9000억원), 영업손실 1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2% 증가한 결과입니다. 적자폭도 전분기 대비 30%가량 축소됐습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이기도 합니다. 당초 증권가는 마이크론의 매출을 36억5000만 달러, 영업손실 16억5000만 달러로 전망했습니다.

마이크론이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은 일부 산업에서의 메모리 수요 개선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덕분입니다. 마이크론은 “전통적 서버 수요는 부진했으나 AI용 서버의 메모리 수요가 업계 예상보다 높았다”며 “D램 가운데 DDR5 출하량 비중도 전분기 대비 2배로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 실적도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전망치는 매출 39억 달러, 영업손실 12억2000만 달러 수준입니다. 올해 전체 D램과 낸드 수요 증가율은 업계 예상보다 더디지만, 고객사 재고 감소와 주요 업체의 감산 조치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게 주요 근거입니다.

삼성전자 장중 ‘52주 신고가’ 터치
29일 장 초반 삼성전자는 주당 7만3400원까지 오르며 최근 1년 새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습니다. 외국인들은 전날까지 삼성전자를 6거래일 연속 순매수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외인 순매수 종목 1위 입니다.

다만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 기관 매물이 쏟아지면서 이날 최종 소폭 하락 마감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추세적으로는 지난 3월 5만원대까지 빠졌던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28일 기준 8만5409원으로 상향됐습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KB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9만5000원을 전망했습니다.

마이크론의 ‘중국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겐 긍정적 요소가 될 거라는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마이크론 때린 中리스크 삼성에겐 호재?
마이크론은 나름 ‘선방’한 실적 발표 직후 장외에서 3% 가량 주가가 올랐지만 정규장에선 오히려 다시4% 하락했습니다. 중국 리스크가 급부상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당국이 마이크론 일부 메모리 제품을 보안상의 이유를 들면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도 이를 인정하며 “중국의 조치가 우리의 회복을 늦추는 중대한 역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의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유동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중국이 미국 반도체를 배제할 시 한국이 그 자리를 메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같은 미국의 바람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유통 구조는 제조사가 최종 판매자를 결정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면서 “마이크론의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게 현실적으로 삼성과 SK하이닉스밖에 없는 만큼 반사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부터 TSMC와 인텔까지! 글로벌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기업들에 관한 투자 정보를 매주 연재합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소식을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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