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하늘에서도 강해진다···상륙공격헬기는 언제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3. 7. 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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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략기동군 ‘날개’달다···해병대 48년 만에 항공단 재창설
30여대 전력화 마친 상륙기동헬기···공격·소해헬기로 진화한다
해군도 2030년까지 소해헬기대대 창설·계획돈 헬기 물량 전력화
상륙공격헬기, 2022년~2031년까지, 총사업비 1조6000억 투입
해병대는 사실 상륙공격헬기로 미국 벨사 바이퍼(AH-12) 선호해
육군 사용 중인 아파치가디언 공격헬기 보다 뛰어난 센서와 공격능력
마리온 1초 동안 8m 안팎···바이퍼, 아파치, 루이발크는 13m 더 치솟아
방사청 “현재의 무장능력과 스펙보다 개발가능성·운용편의성 고려”
착륙 중인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1·2호기. 사진 제공=방사청
6월 28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열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최종호기 출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항공우주산업(KAI)
[서울경제]

해병대 상륙작전의 핵심전력인 상륙기동헬기(MUH-1) ‘마린온’의 전력화가 완료되면서 해병대 전력은 하늘에서도 강력해졌다.

마린온은 국내 개발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해병대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회전익 헬기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체계 개발을 마쳤고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전력화를 진행했다.

해병대는 이번 전력화를 통해 기존의 수륙양용 전력에 공중기동 역량까지 구비하며 입체적인 상륙작전 수행력을 강화하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 또 해병대에서 수행하는 모든 영역에 공중기동능력을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작전수행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마린온은 상륙함으로부터 해병대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입체적인 상륙작전뿐만 아니라, 지상 작전 지원을 위한 공중강습과 도서지역 국지도발 시 신속대응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마린온은 해상 및 함상에서의 운용이 쉽도록 특화돼 설계됐다. 기체 방염 등 부식방지 기술도 적용됐다. 지상 또는 함정 기지국과의 통신을 위한 장거리 통신용 무전기와 비행 거리를 늘릴 수 있는 보조연료탱크 등도 장착돼 있다.

자료: 한국항공우주산업

김용대 방사청 헬기사업부장(육군 준장)은 “수리온에 이어서 두 번째로 국내에서 개발된 상륙기동헬기는 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충족함은 물론 낮은 운영유지 비용이 장점”이라며 “상륙기동헬기의 우수한 성능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상륙공격헬기, 소해(기뢰제거) 헬기 등 파생형 헬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성능개량 사업 등을 통해 상륙기동헬기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해병대의 자체 항공부대가 없어진 지 48년 만에 ‘항공단’으로 공식 부활했다. 해병대사령부는 2021년 12월 1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 해병대 항공단 창설식을 열었다.

해병대 항공부대의 역사는 1958년 제1상륙사단 항공관측대 창설에서 시작해 1962년 항공병과 신설, 1965년 제2여단 항공대 창설 등으로 발전해왔다. 한국군 최초 전투파병 부대인 해병대 청룡부대에 편성된 항공부대는 베트남전에서 1965∼1971년 450여회 1537시간의 비행기록을 남겼다. 이후 1973년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되면서 항공인력 125명과 항공기 23대는 해군 항공대로 흡수됐다.

이후 1987년 해병대사령부가 재창설된 뒤 2008년 해병대 조종사 배출을 다시 시작했다. 2014년 해병대 항공병과를 다시 만들었고 2018년에는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1·2호기를 인수했다.

해병대 항공부대에서 상륙기동헬기(마린온)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항공단은 기동헬기 2개 대대와 공격헬기 1개 대대 등 3개 비행대대와 관제대, 정비대로 구성된다. 전시 상륙작전 임무 투입, 국가전략도서 방어, 신속대응작전, 재해·재난지원 등 다양한 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해병대 항공단 재창설은 현대전에서 상륙작전 개념이 변화하는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조치다. 상륙돌격장갑차를 이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공중으로 진입하는 방식이 더해지며 상륙작전은 입체적인 항공작전으로 변화화고 있다.

당시 김태성 해병대사령관은 창설식 기념사에서 “해병대 항공단이 국가전략기동군으로 임무를 수행할 ‘공지(空地)기동 해병대’의 강력한 날개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며 “항공단 창설은 해병대의 미래를 여는 첫 비상(飛上)”이라고 했다.

이에 발맞춰 한미 양국 해병대는 항공단 창설을 계기로 항공멘토 프로그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 해병대는 야전운용과 항공전술·훈련, 항공군수, 안전통제, 기술교류 등의 부문에서 긴밀히 협력해 한미연합작전의 상호운용성을 높일 방침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시제기 3대 개발에 본격 착수하게 될 해병대 상륙공격헬기(MAH)가 운항하는 모습을 그린 컴퓨터 그래픽. 사진 제공=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해병대는 앞으로 상륙기동헬기를 매년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동시에 전력증강을 위해 상륙공격헬기 도입도 추진한다. 상륙기동헬기는 해병대 병력을 싣고 상륙작전에 투입되지만, 상륙공격헬기는 상륙 병력이 탑승한 기동헬기를 호위하고 지상과 공중의 위협을 타격하는 임무를 맡는다. 특히 상륙공격헬기대대는 전시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적진에 상륙하는 지상부대를 엄호하는 임무를 맡는다. 상륙공격헬기는 현재 개발단계에 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에 따르면 2021년 4월 26일 열린 제135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해병대의 상륙공격헬기 획득을 위한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어 제14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서욱 국방부장관)는 2021년 12월 27일 상륙공격헬기 체계개발기본계획(안)을 심의 의결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방위사업청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4,300억 원 규모의 상륙 공격헬기 체계 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해병대 공격헬기 도입이 확정된 지 8년 만이다. 이에 따라 해병대원의 수송을 담당하는 상륙 기동헬기 마린온에 무장을 탑재하는 형태로 국내 개발이 추진된다. 해병대는 항공단 공격 헬기 대대 창설이 예정된 2028년에 맞춰 20여 대를 전력화하겠다는 목표다.

사업기간은 2022년부터 2031년까지로, 총사업비는 추후 사업타당성조사를 통해 검토·확정된다는 전제 아래 약 1조 6,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해병대는 상륙공격헬기 24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해병대 상륙공격헬기가 로켓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실 해병대가 원했던 상륙공격헬기는 KAI의 마리온기반 상륙공격헬기가 아니라 미국 벨사의 바이퍼(AH-1Z) 헬기였다. 바이퍼 헬기는 미 해병대가 사용 중인 공격용 헬기로 2010년 9월 개발을 완료하고 실전 배치돼 활용 중이다.

해병대가 바이퍼를 공격용헬기로 선호한 이유는 간단하다. 뛰어난 안전성과 공격력, 그리고 전자전능력 때문이다. AH-1 휴이코브라의 최종개량형인 바이퍼는 4엽 블레이드를 장착해 안전성이 뛰어나고, 노스롭그루먼의 통합 항공전자시스템을 탑재해 전자전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의 표준조준체계를 적용해 우리 육군이 사용 중인 아파치가디언 공격헬기 보다 뛰어난 센서와 공격능력도 갖췄다.

무장능력 역시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16발에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2발, 스팅어 공대지 미사일 2발, 히드라70mm 무유도로켓 7발(혹은 APKWS II 유도로켓 19발) 등의 장착이 가능하다. 작전반경도 훌룡하다. 최대 작전거리가 685km에 달하며, 전투행동반경은 234km에 달한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여전히 KAI의 마린온 기반 공격헬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벨사의 바이퍼(AH-1Z ) 공격헬기. 사진 제공=구글이미지 캡처

KAI에 제안처럼 마린온이 미국 벨사의 공격헬기 수준으로 만들어진다면 최적일 수 있다. 그러나 마린온 무장형으로 공격헬기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몇 가지 이유를 고려하면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무엇보다 공격헬기의 핵심 성능으로 꼽히는 수직상승속도다. 공격헬기는 효과적인 방어와 공격을 위해 순식간에 치솟을 수 있는 수직상승속도가 가장 중요한 건데 수리온과 마린온의 수직상승속도는 8m/s 안팎이다. 1초 동안 8m 정도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미국 벨헬리콥터의 바이퍼(AH-1Z)는 14m/s대, 미국 보잉의 아파치(AH-64)는 12m/s대다. 남아공이 개발한 루이발크라는 공격헬기도 13m/s대를 기록하고있다. 1초 동안 수리온과 마린온이 8m 안팍 상승하는 동안 바이퍼, 아파치, 루이발크는 13m 정도 더 치솟는 것이다.

여기에 마린온을 상륙공격헬기로 개량하면 방염처리하고 온갖 무장과 보조연료탱크 등을 새롭게 장착해야 한다. 무게가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마린온 무장형의 수직상승속도가 수리온과 마린온보다 더욱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자칫 마린온 무장형이 세계적으로 가장 굼뜬 공격헬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KAI는 이런 논란에 대해 기우라고 선을 긋고 있다. KAI는 해병대가 사용 중인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에 기반을 둔 상륙공격헬기의 개발이 완료돼 실전배치될 경우 해병대가 사용 중인 상륙기동헬기와 개발 중인 소형공격헬기(LAH) 등과의 부품공유 및 통합, 그리고 운영체계면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한다.

또 개발하려는 상륙공격헬기는 소형무장헬기(LAH)에서 입증된 최신 항전 및 무장체계가 적용되고, 국산 헬기 최초로 공중전에 대비한 공대공 유도탄을 운용하게 된다. 터렛형 기관총, 유도 및 무유도 로켓, 공대지 유도탄 등의 무장을 장착하고, 최신 생존 장비를 적용해 대공화기에 대해 높은 생존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상륙공격헬기 사업을 통해 입체고속 상륙작전을 구현하기 위한 상륙군의 항공화력 지원능력이 보강될 것”이라며 “서북도서에서의 적 기습강점을 대비할 수 있는 능력도 강화되는 것을 비롯해 국내 기술력 확보 및 국내 일자리 창출 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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