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호 “‘초롱이’ 고규필과 같은 연기학원 출신, 땅거지 둘이 ‘천만’이라니” (인터뷰)[‘범죄도시3’ 천만③]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2023. 7. 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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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영화 ‘범죄도시3’에 드디어 ‘그 분(천만)’이 오셨다! 개봉 32일째 1000만명을 돌파하며 올해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것. 지난해 전작 ‘범죄도시2’ 이후 한국 영화가 1000만을 넘은 것은 1년 만이다. 코로나19 이후 침체한 한국 영화계에 단비 같은 소식을 전한 ‘범죄도시3’는 ‘신과 함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연속 ‘쌍천만’ 시리즈가 됐다.

‘범죄도시3’의 놀라운 기록 뒤에는 제작진과 주연 마동석의 활약뿐 아니라 작품을 꽉 채워준 동료 선후배 배우들의 노력이 있었다. 신스틸러 전석호도 그 중 하나. ‘초롱이’ 고규필과 함께 감초 연기를 톡톡히 선보인 그가 ‘범죄도시3’의 찬란한 행보에 기쁜 마음을 전했다. (해당 인터뷰는 ‘범죄도시3’가 800만을 넘겼던 지난달 중순, ‘그 분’을 기다리며 진행됐다.)

‘범죄도시3’에서 마약 포장 유통업자 김양호를 열연한 전석호는 “‘그 분’을 만날 수 있다니 너무 기쁘다. 경험해보지도 못했고 그런 생각도 해본 적도 없어서 얼떨떨한 기분”이라며 “주변에서 그렇게 얘기해주니까 ‘그렇구나’ 싶은 거지 피부로 ‘드디어 해냈다’는 게 와닿지는 않고 되게 꿈만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보고 되게 놀랐는데 ‘언제 또 이런 날이 오겠어’ 싶어서 즐기려고 한다.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석호는 “주변에서도 ‘범죄도시3’ 이야기 많이 해주시고, 지방 촬영에서도 식당 이모님이 말씀해주시더라”며 “최근에 무주 산골에서 작품을 촬영했는데 식당 이모님이 자제 분들과 보고 왔다고 하셔서 ‘이 정도로 많이 보는 구나’ 싶더라. 사건의 무게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남녀노소 즐기게끔 만든 게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렸다. 앞서 2017년 개봉한 1편은 688만명, 지난해 개봉한 2편은 1269만명의 사랑을 받았다. 2편에 이어 3편 역시 뜨거운 관심과 기대 속에 ‘1000만 영화’ 대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전석호는 촬영 당시만 해도 ‘천만’은 상상조차 해본 적 없다고. 그는 “상상해본 적이 없으니까 부담이나 기대를 잘 못 느꼈다. 제안 받았을 때는 좋은 형들과 좋은 누나들하고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좋았다”면서 “웃음 유발자로 소개되는 것도 의아할 만큼 찍으면서 내 캐릭터가 웃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웃기려는 마음도 없이 그냥 열심히 했는데 사람들이 웃음 포인트라고 하니까 ‘웃겼구나’ 복기해보는 것 같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웃기게 했을까 생각해보면 나보다는 주변 환경이 만들어준 것 같다. 내가 정도를 잘 조절할 수 있게끔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이 가이드를 잡아줬다”고 공을 돌렸다.

‘다 된 밥에 전석호 뿌리기’만 아니었으면 했다는 전석호. 알고 보면 동갑내기인 이준혁과 함께 막내 라인이었던 그는 “(김)양호가 혈혈단신 혼자 나와서 여기저기 다니는데 관객들에게 안쓰러워 보였나 보다.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게 놀라웠고 감사했다”며 “즐겁게 노는 거 잘 받아주고 북돋아주신 배우들과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석호는 구시렁대는 대사까지 세심하게 담아준 사운드 감독에게도 감사 인사를 남겼다.

본래 모텔에서 브리핑 하는 대사도 전석호의 대사가 아니었다고. 전석호는 “대본 리딩 때 내 대사인 줄 알고 실수로 읽었다. 현장에서 대사 외울 수 있냐고 해보라고 하시더라. 응원해주고 양보해주는 동료 배우들에게 참 고마웠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준혁과는 ‘범죄도시3’에서 만나는 장면이 없었기에 다음을 기약했다. 전석호는 “준혁이를 보면 친구지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악역으로 과감히 변화했는데 참 잘했다”며 “언젠가 같은 화면에든 어디서든 준혁이와 만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무려 23년 전, 2000년에 같은 연기학원을 다녔던 고규필과 한 작품에서 만난 소감도 밝혔다. 전석호는 “형과 알고 지낸지 오래 됐다. 연기학원 다닐 때는 배우기 바빴고, 출연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다. 그냥 연기하는 게 재밌었다”면서 “2010년에 우연히 형과 문경 밥집에서 만났다가 이번에 ‘범죄도시3’에 함께 출연했다. 땅거지 두 명이서 ‘몇백만’이라며 다니는 게 너무 웃기지 않나. 그때는 상상도 못할 상황”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갑자기 사라진 ‘구속 엔딩’(?)에 대해서는 아쉽지 않다고 표현했다. 자신이 서운해 할까봐 이상용 감독이 양호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줬다고. 전석호는 “김양호는 그렇게 사라져야 할 인물이었던 것 같다. 그래야 초롱이 같은 또 다른 인물이 나와서 그 역할을 할 테니까”라며 “지지부진하기보다 과감하게 선택해주셔서 오히려 사람들의 눈에 띌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브릿지 역할로 제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써준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석호는 마지막으로 ‘범죄도시’ 시리즈를 이끄는 주연이자 제작자 마동석을 향한 존경을 표했다. 그는 마동석에 대해 “외적 이미지와 다르게 진짜 섬세하다.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면서도 그 안에서 중심도 잃지 않더라. 섬세한 애티튜드에 놀랄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범죄도시’ 1편에서 양태를 열연했던 김성규와 연락했다면서 “‘축하해. 내가 선배네. 범죄도시 1기’라고 하더라. 나는 3기다. 마석도(마동석) 선생님은 범죄도시 학교 설립자이자 교장 선생님이다. 다들 꽤 높은 만족도로 수료하지 않았나 싶다. 나도 다시 입학하라고 하면 언제든지 좋다. ‘범죄도시’에 재입학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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