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인송문학촌 토문재에 문화예술인 발길 이어져

한국문인협회·수필가협회 작가 등 120명 다녀가
작품활동에만 몰입하는 창작공간...63명 입주, '글쓰기' 몰입

한국수필가협회의 토문재 방문

[수원=뉴시스] 이준구 기자 =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의 인송문학촌 토문재가 지난 2022년 10월 창작촌을 개관한 이후 문화예술인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토문재는 수원문인협회장과 수원영화인협회장을 지낸 시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박병두(59)씨가 사재를 털어 고향에 지은 창작문학 공간이다.

소득수준이 낮거나, 창작에만 집중도를 높이고자 하는 작가들이 의식주와 경제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창작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전통 한옥으로 지어졌다. 1300 평인 이곳은 집필실 7실과 세미나실 겸 회의실, 북카페 휴게실을 비롯한 육각형 정자 인송정이 마련돼 있고, 각 실에는 문학도서 4000 권이 비치돼 있다.

지난달 16일 예총함안군지회 이경섭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30명이 토문재를 찾았다. 박병두 촌장이 사재를 들여 작가들의 창작공간을 마련하고, 낮은 곳으로 향하는 박 촌장의 인문학 스토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18일에는 수강생들과 인문학 콘서트를 가졌다. 박 작가가 주민들을 위한 글쓰기 교실을 열어 전반기 수료자를 위한 작은 음악회를 가졌는데 조용연 여행작가의 특강과 함께 장인무 시인, 땅끝농협 송영석 조합장의 색소폰연주로 주민들과 음악의 선율로 여름 밤을 수놓기도 했다.

이어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최원현은 지난 24일 인송문학촌 토문재를 방문, 수필 문학을 위한 심포지엄과 함께 한국수필문학상 시상식도 가졌다. 심포지엄은 장호병 수필가의 좌장으로 이종범 교수의 '기다림의 문예 공간, 누정', 김영관 교수의 '문학과 철학, 니체의 철학과 사상이 문학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발제했으며 지정토론은 김윤승, 권남희, 윤소천 수필가가 참여했다.

이날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용재 국제펜한국본부 이사장, 지연희 수필가, 김윤숭 지리산문학 관장, 김용대 수필가를 비롯해 120명의 작가들이 토문재를 찾았다.

오는 7월3~5일에는 계간지 '생명과 문학' 2023년 여름 문학 캠프를 갖는다. 제1부에서는 생명문학 작가 출판기념회, 제2부에서는 최문자 시인(전 협성대 총장)의 특강, 제3부는 참여작가들의 작품낭독회를 갖는다.

최원현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은 "문학이 어려운 시대를 맞아 인문주의 정신을 되살리고자 한국문학의 내일을 고민하는 토문재 박병두 촌장에게 감사드린다"며 "해남군의 따스한 환대와 사람 냄새 가득한 온기를 체험하면서 인간만의 따뜻한 세상을 말하는 아름다운 수필가의 삶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간이 쌓이면서 토문재는 한국문화예술인들의 쉼터와 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34회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상을 수상했던 박병두 작가는 "부친의 소천을 계기로 무작정 귀향했다. 30년 공직생활동안 마련한 집 한 채를 팔아 전 재산을 쏟아부었지만 물질적인 풍요보다 정신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며 "토문재는 인간에 대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작가연수원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원에서 30년 간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했던 박 촌장은 해남 황산 출생으로, 85년 방송드라마 작가로 데뷔했으며 주요 문예지를 통해 시와 소설, 문학평론이 당선됐다. 한신대 문예창작학과와 아주대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함안예총 임원진들에게 토문재의 현황을 설명하는 박병두 촌장(사진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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