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팬=원동력, 팬미팅으로 힐링하고 온 것 같아”[M+인터뷰②]

이남경 MK스포츠 기자(mkculture3@mkcult 2023. 7. 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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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인터뷰 사진=스튜디오앤뉴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우 김선호가 ‘귀공자’로 돌아온 가운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선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귀공자’(감독 박훈정)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이다.

지난 2021년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던 김선호는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이후 연극, 영화 촬영 등을 하며 공백기를 가져왔다. 충전의 시간 동안 그는 팬들에 대한 마음도 정리해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팬미팅은 물론 전시회까지 준비한 것. 팬들 역시 그런 시간에 대한 기쁨과 만족감을 드러냈고, 김선호는 이에 대한 후기를 공개했다.

김선호 일문일답 사진=스튜디오앤뉴

▶ 이하 김선호와의 일문일답.

Q. 스크린 데뷔작이자 공백기 후 나온 ‘귀공자’는 남다른 의미였을 듯 하다.

A. 좋은 결과물이기보다 감사한 결과물이다. 아직 좋은지 안좋은지는 감독님도 ‘관객분들이 평해주셔야지’ 하셨다. 본인은 만족하니까 그거면 됐다. 나는 다시 봐야겠다고 했다. 기억이 안나서. 나한테 남다르고 감사한 것 첫 스크린이고, 내가 무대인사를 하는데 그게 너무 신기하고 매번 신기한 작품이다. 배우로서 첫 장소에 가서 영광들은 잊지 못하지 않을까. 설레는 일이다.

Q. ‘귀공자’를 향한 국내팬들의 반응은 찾아봤나.

A. 다행인 건 내 팬이 분들은 그것도 재밌어 해주셨다. 말이 안되니까 번역기가 있는데, 번역 누르면 약간 어설프게 나온다. ‘그의 연기는 충격이다’ 이렇게. ‘분명 이건 좋은 의미겠지?’ 하고 해석을 하면서 재밌게 본다. 다행히 내 팬인 분들은 기대감을 가져주시더라.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뭐였냐면, 방송에 많이 노출된 배우고 어떤 이미지로 알려진 배우인데 완전히 연기 변신을 하기보다는 좀 남다르고 위트있고, 전형적인 누아르보다 변칙이 있고 캐릭터의 의외성이 있으니까 나로서 출발하는 면도 있어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덜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완벽히 연기 변신을 했어도 ‘초반 5분은 괜찮았어’ 해도 이 정도면 2분 정도만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Q. 똘기가 있는 귀공자 역을 준비할 때 주위에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나.

A. 사람에게는 다양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거를 끌어내는데 있어서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거짓처럼 말고 리얼처럼 진짜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좀 천재적이고 이런 배우분은 혼자할 수 있겠지만, 난 확인이 필요했다. ‘난 이만큼 연기를 합니다. 봐주세요. 체크가 필요해요. 이런 면이 있고 해요’라고 해서 소리를 내서 리딩을 했다. 그렇게 구축을 했다. 겁도 많고 그렇다. 바쁘면 동네친구들이라도 불러서 했다. ‘부자연스러운데?’하고 냉정하게 말해주더라. 문제가 야외 카페에서 패딩을 입고 추운 겨울에 그런 적도 있다. 연습실을 빌려서 하기도 했다. 열심히 한다하는데 6시간 정도 모이면 2-3시간만 대본 연습하고 그랬다.

Q. 가벼운 질문이지만, 귀공자 연기를 하며 마신 콜라는 어느 정도인가.

A. 10병 이상 먹은 것 같다. 나중에 좋았다. CF는 기다리고 있겠다. (웃음)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서 다 마시다가 물도 섞어 먹어보고 제일 좋은 건 제로였다. 웃으면서 잘 마셨다. 처음에 다섯병이 힘들었고.

Q. ‘귀공자’가 K-존윅과 비교가 된다면 어떨 것 같나. 후속 이야기도 나왔는데, 후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모습을 더 보안하고 싶나.

A. K-존윅으로 불린다면 영광이다. (웃음) 귀공자가 굉장히 높은데서 뛰어 내린다. 고가 다리를 마주했을 때는 충격을 잊지 못한다. 고소공포증을 잊지 못한다. 고가 다리 밑에서 베이스였고, 우리는 올라가서 찍어야 했다. ‘다리를 왜, 고속도로를 왜 들어가지?’ 했다. ‘여기는 안쓰는 고속도로래’ 하시더라. ‘여기 다리요?’ 했더니 감독님이 ‘어, 여기’ 했다. 이 정도 높이면 죽지 않나 싶었다. 조금 줄일 거고 어떤 영화적으로 감독님의 세계관인 것 같다. 일단 웃으면서 했다. 편집을 잘해주기로 했다. 또 제주도에서 ‘폭군’을 촬영하고 있는데 ‘존윅’을 보러가자고 하더라. 존윅이 건물 꼭대기층에서 떨어내렸는데 일어난다. 중간에도 클럽신에서도 그렇고. 마지막에 떨어질 때는 ‘저것도 안 죽지’ 하더라. 감독님의 세계관이 영화적인 약속이구나로 이해했다. (웃음) ‘감독님이 보여주고 싶은 그런 장면의 연출이구나. 장치구나’로 재밌지 않을까. 나도 처음에는 ‘죽어요, 무조건 이건’ 했다. ‘초능력 있죠?’ 했는데 그럼 태주가 뭐가 되냐. 나도 굴러서도 뛰어보고 아파도 하고 그랬다. 그런데 편집하신 건 깔끔한 걸로 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건 이런거구나 했다. 사실과는 멀 수도 있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서 ‘얘 뭐지?’를 생각하나보다 했다. 처음에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눈물이 좀 났다. 처음에 뛸 때는 괜찮은데 다시 와이어로 올라가는데 그때는 진짜 오마이 갓이었다. 두 세 번 하니까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니까 감각이 없어지더라.

Q. ‘나 프로야’라고 자부하면서, 폼생폼사의 느낌도 났다. 귀공자는 왜 인정 받으려고 했을까.

A. 그냥 또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일을 벌인 것도 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 고생시킨 이 집단 한 번 재미로 먹여볼까 하고 시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 하나 생각한 게 자기가 자란 보육원이고, 이 친구를 살린 자신도 있던 거다. 폼생폼사는 보육원에서 자라서 킬러로 자라나기까지 결핍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를 숨겨야 했고, 어떤 부모한테 사랑을 못받은, 그런 걸 표출이 그쪽으로 됐다 생각하고 연기했다. ‘나 프로야’는 지금 걔네는 자기가 프로인 걸 모를 거 아니냐. 그동안은 말을 못하지 않았을까. 다 죽었을 테니까. 신나게 마음대로 나쁜 짓하는 거다. 그동안 못한 규칙을 깨는 또라이 같은 짓한다 생각했다. 마르코를 살릴 거니까 ‘이제 나는 이 집단에서 나왔다’ 이런 한풀이라고 생각했다.

김선호 팬미팅 사진=스튜디오앤뉴

Q. 팬미팅 투어를 했다. 팬들과 만난 소감도 궁금하다. 김선호에게 팬들은 어떤 의미였나.

A. 팬이 있다는 건 너무 고마운 일이다. 배우가 배우로 바로 설 수 있는게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건 아무리 연기를 열심히 하고 해도 불행한 일인 것 같다. 그런 것에 있어서도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고마웠다. 국내팬분들이 기다려주시는 게 고마웠는데, 해외팬분들이 계신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한 두 분 정도 알아 보실 수 있겠지 했다. 넷플릭스를 보셔서. 그런데 태국에 처음 촬영을 나갔는데 걸어가는데 아직 공항을 벗어나기 전에 게이트 나가기도 전에 ‘홍반장!’ 이러는 거다. ‘한국분이야?’ 하고 돌아봤는데 한국분이 없더라. 면세점 이런데 지나가는데 ‘홍반장’ 이러더라. 한 두분이 아니었다. 감독님이 ‘그렇게까지 인기가 없다고 하지 않았어?’라고 했는데 촬영 내내 팬분들이 따라다녀 주셨다. 감독님이 이런 경험 처음이라고 하더라. 신기하다고 하셨다. 신기한 게 처음이었고, 팬미팅을 다니면서 노래를 진짜 못하는데 같은 노래인데 매번 다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 게 방법이 없더라. 그쪽 말을 배우고 해도 한계가 있으니까 진심을 담는 게 한계가 있더라. 회사 식구들과 회의하고 토론을 한 게 팬미팅을 다니면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자 하면서, 최선을 다하지만 노래가 달라져서 부끄러운 상황이다. 기분도 좋고 힐링하고 온다. 연기를 즐겁게 할 수 있게 감사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더라. 팬미팅이 있어서 두려움도 있고 걱정도 있었는데 표현할 방법이 그것뿐이라 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괜찮구나 했다. 맛있는 것도 먹고 그분들 만나서 이야기 듣는게 기쁘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Q. 최근 사진전을 준비해서 팬분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된 이벤트인가.

A. 나 혼자만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우리 회사 이사님, 홍보팀 해서 회의 끝에 만들어진 거다. 내가 찍는 사진, 나를 찍는 사진도 같이 회의를 해왔다. 아무래도 도움이 컸다. 주변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데 나는 겁도 많고 의심이 많아서 괜찮을까 했다. 이런 사례도 있고, 저런 사례도 있어 하고 전시회한 분들의 이야기를 하며 고민을 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멋지게 꾸며주셨다. 그런 글귀를 본 나 역시도 그분들과 함께한 시간을 돌아보는데 기쁘고 좋은 날들을 돌이켜보는데 울컥울컥하더라, 감사하고. 그런 것이 표현이 됐는지 잘 모르겠다. 못 오신 분들도 계실 거다. 머니까.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정도이다.

Q. 차기작과 함께 ‘폭군’에서는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을지 이야기 부탁한다.

A. ‘폭군’은 내 분량 촬영이 다 끝났고, ‘귀공자’가 동적이라면 ‘폭군’은 정적이다. 그 난장판인 가운데 단 한 번의 액션도 하지 않는 역할이다. 어쨌든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서 또 다른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워낙에 소개에 판타지적 요소가 있다고 하는데 누아르적인 면이 강한 것 같다. 이번에는 또 다른 모습이니까 좋을 것 같다. 드라마 ‘망내인’ 리딩 과정에 있다. 인물을 구축하고 있고 아직도 모르지만 잘 해내볼테니까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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