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16개월만에 흑자…수출 감소율도 연중 최저(종합2보)
대중 수출 두달 연속 100억달러 상회…반도체 수출액 연중 최대
상반기 수출 12.3%↓·누적 무역적자 263억달러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6월 무역수지가 소폭 흑자를 내 우리나라의 월간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월 수출·수입이 동반 감소한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 나타난 흑자다. 원유·가스 등 에너지 국제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수입 규모 감소의 영향이 컸다.
다만 수출이 9개월 연속 줄어든 상황에서도 6월 감소율은 연중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 하반기 '수출 플러스' 전환 기대감도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6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6월 무역수지는 11억3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 흑자가 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작년 3월부터 올 5월까지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였는데, 이는 1995년 1월∼1997년 5월 29개월 연속 무역 적자 이후 27년 만에 가장 긴 연속 적자였다.
월 무역 적자는 지난 1월 125억4천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53억3천만달러, 3월 47억3천만달러, 4월 27억3천만달러, 5월 21억2천만달러로 점차 줄어들다가 이번에 흑자로 돌아섰다.
단 1∼5월 연속 적자로 올해 상반기 누적 무역 적자는 263억달러를 기록했다.
6월 수출액은 542억4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반도체 업황의 회복 지연, 작년 6월 수출액이 역대 6월 기준 최고 실적(577억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무역 적자가 작년 10월 이후 9개월째 이어졌다. 다만 6월 대(對)중국 적자는 13억달러로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축소됐다. 6월 최대 적자국도 중국이 아닌 일본(17억8천만달러)으로 바뀌었다.
미국(40억6천만달러), 아세안(19억2천만달러), 베트남(23억달러) 등 국가·지역에서는 무역 흑자가, 중국, 일본, 중동(49억4천만달러) 등에서는 적자가 났다.
월간 수출은 지난 10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줄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다만 6월 수출 감소율은 연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품목별로는 자동차(58.3%), 일반기계(8.1%), 선박(98.6%), 이차전지(16.3%) 등 품목 수출이 증가한 반면 반도체(-28.0%), 석유제품(-40.9%)·석유화학(-22.0%) 등 품목 수출은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단일 품목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수출 증가율은 11개월째 마이너스권에 머물렀지만 6월 수출액은 89억달러로 연중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반도체 주력 상품인 메모리의 6월 수출은 38.8% 감소했다. 산업부는 메모리 감산 효과 가시화와 고성능 DDR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 3월 이후 월 60억달러 이상의 호조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356억6천만달러로 역대 반기 기준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주력 제품인 반도체 수출 부진 속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역별로는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과 무역 적자의 주된 요인 중 하나인 대중 수출이 다소 개선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중 수출은 5월 106억달러에 이어 6월 105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2개월 연속으로 100억달러를 넘겼다. 6월 대중 수출 감소율도 19.0%로 연중 가장 낮았다.
상반기 수출은 3천7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작년 상반기에 이어 역대 2위 수준으로 높았다.
상반기 국가·지역별 수출 증가율 현황을 보면 중국(-26%), 아세안(-20.4%), 중남미(-14.6%) 수출이 작년 상반기보다 감소했고 미국(0.3%), 유럽연합(EU, 5.7%), 중동(14.3%)은 수출이 늘었다.
6월 수입액은 원유(-28.6%), 가스(-0.3%), 석탄(-45.5%) 등 에너지(-27.3%) 수입 감소의 영향 속에 531억1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1.7% 감소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1년 사이 33.8% 내리는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우리나라의 6월 원유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99억9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27.3% 줄었다.
이 같은 에너지 수입 규모 축소는 수출의 지속 감소에도 6월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외에 반도체(-19.5%), 철강(-10.2%) 등 원부자재 수입도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에너지 제외 품목의 수입도 7.1% 감소했다.
상반기 수입은 3천33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무역 흑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불확실한 통상 환경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통령 이하 관계부처, 수출 기업, 국민 등 민관이 한뜻으로 수출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6월 무역 흑자 등 긍정 흐름이 조속한 수출 플러스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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