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만에 무역수지 흑자…경기 회복은 '아직'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PSI도 낙관, 하반기 수출 신장 기대
(세종=뉴스1) 임용우 이정현 기자 =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됐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불황형 흑자'를 기록하며 경기 호조세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다만 D램, 낸드플래시 등 제품 가격 하락세에 장기간 불황의 늪에 빠졌던 반도체가 회복되는 추세를 나타내며 하반기 수출 확대에 기대감이 커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리나라 수출은 542억4000만달러, 수입은 531억1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0%, 수입은 11.7% 각각 감소했다.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한 3073억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이다.
상반기동안 263억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는데 우리나라 6월만 보면 원유,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크게 감소하고 자동차, 일반기계의 선전에 수출이 증가하며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자동차 수출(62억3000만달러)은 지난 3월 이후 60억달러 이상의 수출 호조세를 보이며 역대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이에 수출 감소율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6.4% 줄었던 수출은 매달 10%대 감소율을 이어가다 6월에는 6.0%로 낮아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했더 국제에너지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수입액 감소에 일조했다.
지난달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주요 에너지 수입액은 27.3% 감소했다. 품목별로 원유(–28.6%), 가스(–0.3%), 석탄(–45.5%) 모두 하락했다.
이처럼 무역수지 적자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던 에너지 수입액이 줄며, 경기 회복에 따른 흑자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수출 감소율의 하락과 함께 반도체 수출 하락폭이 낮아지며 하반기 수출신장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수출 대들보였던 반도체는 지난 6월 89억달러를 수출하며 올해 가장 많은 수출액을 기록했다. 17개월 연속 100억달러 이상 수출 기록을 세웠던 반도체는 지난해 11월부터 D램, 낸드플래시 등 가격 하락에 부진을 겪어왔다.
올해 1월에는 61억5000만달러를 수출하며 전년 동기보다 43.5% 감소하기도 했다. 이후 30~40% 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다가 6월 28.0%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 아래 감소율을 기록했다.
산업부는 메모리 감산효과 가시화, 고(高)성능 DDR 수요확대 등에 힘입어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새롭게 수출 효자로 부상한 자동차가 대기수요 실현, 친환경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수출 확대에 힘입어 12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하반기 신장 가능성에 힘을 더한다.
전문가들도 반도체 업황 회복 등을 통한 무역수지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지난달 발표한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대상 PSI(전문가 서베이 지수)에 따르면 6월 PSI는 102를 기록했고, 7월 전망은 104를 기록했다.
업종별 6월 업황 현황 PSI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에서 100을 상회했는데, 이중 반도체의 경우 4월 지수 60에서 5월 70에 이어 6월 105로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였다.
7월 업황 전망 PSI에서도 반도체는 110을 기록하며 5월 75, 6월 80에서 급증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3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 지수'(EBSI)도 108.7을 기록,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만에 EBSI가 100 이상을 회복했다. 2분기 52.0까지 주저앉았던 반도체 EBSI는 올 3분기 128.5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번 무역흑자 흐름을 이어가며 하반기에 수출 플러스 전환을 달성할 수 있도록 수출확대 노력과 함께 에너지 절약확산 및 효율개선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30대 수출유망품목을 중심으로 현장애로 해소 및 수출마케팅 지원을 대폭 늘려간다.
또 수출기업 10만개사 달성을 위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 대상 맞춤형 수출기업화 지원에 나선다.
산업대전환 전략의 수립·이행 및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등 전 방위 투자지원 등 본격적인 추진을 통해 우리 산업의 본원적 경쟁력도 제고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산업부는 "무역수지 흑자 흐름을 이어나가며 하반기에 수출 플러스 전환을 달성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동시에 에너지 캐시백 인센티브 확대, 취약계층 고효율 설비교체 지원 등을 통한 효율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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