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미러 ‘툭’ 쳤는데…‘몸 안좋다’ 진단서 받은 차주, 경찰판단은

자동차의 사이드미러끼리 부딪치는 사고로 수리비와 대인 접수를 요구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요구를 거절당한 운전자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주행 차량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지난달 18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대물 접수는 해드렸는데 대인 접수까지 해드려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지난 5월18일 방송된 해당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가 담겼다.

운전자 A씨가 제보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A씨가 좁은 골목길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도중 ‘툭’하는 소리를 듣고 멈추는 장면이 담겼다. 갓길에서 사이드미러를 펴고 정차 중이던 B씨는 차에서 내려 사이드미러를 확인했다.

A씨는 “당시 충격은 느끼지 못했지만 일단 차에서 내려 상대방 상태를 물어봤다”며 “상대방 사이드미러에는 외관상 페인트가 묻었다거나 깨지거나 금 간 것도 없었으며 3회 이상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그 자리에서 사이드미러 작동에 이상이 없는지 몇 차례 반복해 확인한 뒤 “남편에게 통화해서 상황을 확인받겠다”며 A씨와 번호를 교환했다.

하지만 A씨는 다음 날 B씨로부터 예상치 못한 문자를 받았다. B씨는 “어제 제가 좀 많이 놀랐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몸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 가보려고 한다”면서 보험사 대인 접수를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A씨는 B씨의 요구가 과하다고 생각해 대인 접수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B씨는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B씨가 한방병원에서 ‘경추 염좌 및 긴장’으로 2주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받아온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3일 최종적으로 A씨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혐의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다만 수사 결과 통지서에는 “귀하의 사건을 대전지방검찰청으로 불송치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만 적혀 있을 뿐 처분 이유가 담기지 않았다.

한문철 변호사는 “좀 더 자세히 ‘사이드미러 살짝 부딪친 정도로는 사람이 다칠 수 없다고 판단해서 혐의없음 불송치했다’고 적었으면 깔끔했을 것”이라며 “어찌 됐든 경찰에서는 다친 걸 인정하지 않았고 그게 옳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