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최저임금 9천140원으로 인상 논의…엔저 영향에 韓보다 낮아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올해 안으로 전국 평균 최저임금을 시급 1천엔(약 9천140원) 이상으로 올리기로 한 가운데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이하 중앙심의회)는 전날 첫 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을 논의했다.

현재 일본의 최저임금은 961엔(약 8천780원)으로 1천엔 이상이 되려면 39엔(360원·4.1%) 이상 올려야 한다.

지난해 인상 폭도 31엔(3.3%)으로 사상 최대였는데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이보다 더 많이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지역별로 다른 최저임금이 적용되는데, 물가가 높은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높다.

현재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도(1천72엔)와 가장 낮은 오키나와·고치현 등(853엔)은 219엔이나 차이가 난다.

기시다 후미오 정부는 물가와 임금의 안정적 선순환 실현을 목표로 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3일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시급 1천엔을 "올해 달성하도록 논의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는 등 물가 상승이 지속하면서 기업들도 임금을 적극적으로 올리고 있다.

대기업을 회원사로 둔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봄 재계와 노동계의 임금 협상인 춘투(春鬪)에서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은 3.91%로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중앙심의회는 이달 하순 지역별 인상액 기준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광역지자체별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올해 10월부터 새로운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최근 엔저와 수년간 인상률 차이 등이 겹치면서 일본이 시급을 1천엔으로 인상해도 한국보다 낮다.

한국의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9천620원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한국의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를 대변하는 근로자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6.9% 인상한 시급 1만2천210원을 요구했다. 경영계를 대변하는 사용자위원들은 올해와 같은 시급 9천620원을 제시했다.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못하면서 최저임금위는 이달 4일 다시 전원회의를 열고 논의하기로 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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