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현정은 방북 계획에 "검토 의향도 없어"…통일부 "일방적 거부 유감"(종합)

양은하 기자 2023. 7. 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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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정몽헌 전 회장의 20주기를 맞아 방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입국을 허가할 수 없다"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그간 현 회장의 방북과 관련한 소통 창구이자 이번 접촉 신청 대상이기도 한 아태의 권한이 무력화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북한이 금강산 사업을 과거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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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추진 보도 하루 만에 담화로 단호한 입장 밝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2023.6.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은 1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정몽헌 전 회장의 20주기를 맞아 방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입국을 허가할 수 없다"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김성일 외무성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남조선의 그 어떤 인사의 방문 의향에 대해 통보받은 바 없고 알지도 못하며 또한 검토해 볼 의향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이어 "남조선의 그 어떤 인사의 입국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은 공화국 정부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정몽헌 전 회장의 20주기를 맞아 금강산에서 추모행사를 열기 위해 가족과 함께 방북을 추진했다. 현 회장의 방북을 위한 실무를 담당하는 현대아산은 지난달 27일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낸 상태다.

현 회장이 방북하려면 정부의 '접촉 승인'이 난 뒤 북측과 원활하게 소통이 돼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야 실질적인 방북 절차가 진행되게 된다. 북한은 이같은 과정이 진행되기 전부터 방북 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입장에 대해 "북측이 순수 추모행사를 위한 목적의 방북에 대해 일방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현대아산의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은 관계부처 협의 중에 있으며, 오늘 북한 발표 내용을 고려하여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접촉신고는 반려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김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금강산관광지구는 공화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따라서 우리 국가에 입국하는 문제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는 아무러한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그간 현 회장의 방북과 관련한 소통 창구이자 이번 접촉 신청 대상이기도 한 아태의 권한이 무력화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북한이 금강산 사업을 과거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또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아닌 외무성을 통해 관련 입장을 발표한 것 역시 남북관계를 과거의 방식과 다르게 '국가 대 국가'의 관점에서 다루겠다는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국장은 "이러한 원칙과 방침은 불변하며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어 현 회장의 방북에 미온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또 북한이 지난해부터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을 무단으로 철거하고 있어 금강산에서 남측의 행사가 열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돼 왔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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