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더 존2', 관찰 예능 홍수 속 한국형 버라이어티의 저력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오리지널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가 새 시즌으로 돌아왔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버티는 것을 미션으로 하는 이 생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혹독한 경쟁 속에서 시즌2로 돌아오며 스스로도 '버티기'에 성공했다.
'더 존'은 하루에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인 4시간 동안 가상공간인 '존'에서 버티는 것을 목표로,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각종 재난 시뮬레이션을 선보인다. 팬데믹의 재난 속에 버텨야 했던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는 엔데믹 시대의 일상 회복 과정에서 더 현실 밀착형 상황들을 담아냈다. 더 커진 스케일과 전국을 배경으로 한 로케이션,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이를 헤쳐나가는 '수유리 남매' 유재석, 이광수, 권유리 씨의 끈끈한 케미스트리가 주요 시청 포인트다.
'더 존'은 지난 시즌 아시아권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K-예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시 홍콩,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디즈니+에서 톱 3을 꾸준히 유지했으며, 싱가포르와 대만 2위, 인도네시아에서는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에 힘입어 돌아온 시즌2 또한 지난 16일과 17일 국내 디즈니+ TV 쇼 부문 1위에 오르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같은 날 홍콩, 싱가포르 그리고 대만까지 아시아 3개국에서 2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글로벌 팬들의 애정과 관심을 실감하게 했다.
이는 앞서 '정글의 법칙', '런닝맨', '복면가왕' 등이 해외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각국 버전으로 리메이크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아이디어와 노하우가 극대화되는 포맷이다. '더 존'은 버티기라는 미션을 두고 출연자들이 포기하고 싶은 여러 난관을 만들어 냈는데, 갑자기 좁혀져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벽(1화), 어디로 갈지 모르는 움직이는 침대(3화) 등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놀라운 장치들을 보여준다.
기술적인 면만이 아니라 매회 각기 다른 미션을 선정하고 그에 맞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일, 또 서로 다른 미션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스토리텔링도 중요하다. 시즌2 첫 번째 미션은 병원을 배경으로 한 공포 상황 버티기였고, 두 번째는 썰물로 인해 점점 사라지는 섬 위에서 버티기, 세 번째는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움직이는 침대 위에서 버티기, 네 번째는 공격하면 두 배로 늘어나는 좀비 떼들에게서 버티기였다. 이는 각각 스트레스, 기후 변화, 기술 발달, 바이러스에 따른 위험을 재해석한 미션이다.
조 PD는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첫 한국 예능인 '범인은 바로 너' 론칭 당시 YTN과 인터뷰에서 "전형적인 한국에서 유행하는 예능 코드(관찰 예능)가 아니라서 좋았다고 하더라. 제가 잘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기도 하지만,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저 나름의 시도를 해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가능하다면 그런 시도들을 계속해보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버티기'를 내세운 '더 존'은 그 자체가 방송가의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한국형 버라이어티의 명맥을 지키고자 버틴 결과다. 인위적인 상황들과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방식이 워낙 익숙한 형식이어서 신선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놀라운 것은 일견 과거의 예능과 비슷해 보이지만, 스케일을 더욱 확장하고 그 안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며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런닝맨', '범인은 바로 너' 등에 출연한 유재석 씨는 '더 존2'에서 "예능 인생 30년에 이런 건 처음"이라며 놀라기도 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난을 함께 겪으며 가까워진 유재석, 이광수, 권유리 씨의 케미스트리도 큰 재미 요소지만, 이들을 잘 모르는 해외 시청자들이 봐도 웃음이 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한국형 버라이어티가 사라지지 않도록 버틴 '더 존'과 같은 시도들이 있기에, K-예능의 글로벌 인기의 불씨도 꺼지지 않고 살아있는 듯하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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