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980:1 뚫은 강태주 “‘귀공자’ 죽을 각오로 임했죠”
강태주는 영화 ‘귀공자’(감독 박훈정)에서 마르코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디션을 통해 마르코 역을 당당히 거머쥔 강태주는 합격 당시 소감을 묻자 “너무 좋았다. 기쁜 마음이 컸다. 그때 당시 연기를 계속해야 하는지, 어떻게 연기랑 생활을 병행할지 고민이 많았다. 제가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을 때 1차에 떨어지다가 최종에서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래서 선택받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 왜 나는 선택받지 못할까 고민이 많을 때 ‘귀공자’를 만나서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우연한 기회에 모델 일을 하게 된 그는 배우라는 꿈을 품게 됐다. 하지만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간절하게 임한 오디션에서 좌절을 맛보던 상황이 반복되던 때 만난 ‘귀공자’는 그에게 천금 같은 기회였다.
그는 “초반에는 조급했고, 빨리 뭔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힘들 거라고 예상했지만, 제 생각보다 더 힘들더라. 실력도 필요하고 캐릭터와 맞는 이미지도 중요하고 상대 배우와 케미도 중요하고 운도 따라야 하더라. 그런 모든 걸 몸으로 부딪치며 깨달았다. 늘 최선을 다했지만, 기회를 잡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귀공자’가 제겐 소중했다”고 강조했다.
“간절하게 원했지만, 제가 마르코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마지막에 감정 연기를 보여드리고 난 후 감독님이 영어를 잘하냐고 묻는데, 무조건 잘한다고 했어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외국어 공부에 관심이 많아서 영어와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죠. 정말 간절하게 어필했어요. 박훈정 감독님 ‘픽’이라는 말의 무게감이 제겐 정말 컸어요. 신인이지만 배우로서 해내고 싶었어요. 감독님의 선택이 너무 감사했고, 책임감 있게 해내고 싶었어요. 감독님의 믿음에 부응하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는 “감독님이 복싱 선수의 몸을 원했다. 복싱 선수는 웨이트로 만든 근육과 다르다고 하더라. 서킷 트레이닝을 하고 스쿼트를 하고 이어달리기를 하는 등 짧은 기간 진짜 선수처럼 몸을 완성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했다. 촬영하면서도 아침 운동을 하고, 줄넘기를 뛰었다.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다행히 운동한 게 액션 신 촬영 때 많은 도움이 됐다”며 강태주가 되기 위한 노력을 들려줬다.
또 그는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을 거다. 박훈정 감독님의 작품이니까 당연히 욕심났다. 그래도 현장에서 액션을 하다가 다치면 촬영이 안 되니까 부담이 컸다. 내가 다치면 스태프들도 기다려야하고, 촬영이 딜레이 될 수 있으니까 다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렇다고 오히려 망설이면 사고가 날 수 있으니까. 구르라면 열심히 구르고 달리라면 열심히 달렸다. 안 다치면서 죽을 각오로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선배들이 쫓으면 열심히 달렸다. 현장에서 저만 잘하면 됐다”며 촬영에 임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귀공자’ 팀의 막내였던 강태주는 선배들의 애정과 응원을 듬뿍 받았다. 그건 강태주가 열심히 달릴 수 있었던 또 다른 힘이 됐다.
그는 “박훈정 감독님도 그렇고 김강우 김선호 고아라 선배님이 많이 챙겨줬다. 막내라서 많이 예뻐해 줬다. 그래서 저도 비타민이라도 조금 챙겨드리고 보답해드리고 싶었다. 김선호 선배님이 현장에서 ‘내 자랑, 내 보물’이라고 해준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귀공자’ 팀이 저의 자랑이고 보물이다. 선배님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며 ‘귀공자’ 팀을 향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김강우 김선호를 롤모델로 꼽으며 “선배님들과 함께하며 존경하고 사랑하게 됐다. 김강우 선배의 카리스마에 반했다. 극 중 저를 데려온 신에서도 어깨를 잡아갔다가 목덜미를 잡았다가 귀를 당겨봤다가 어떤 동작이 한 이사에 가까운지 고민하고 채워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김선호 선배는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재치도 센스도 톱이라고 생각한다. 귀공자 캐릭터도 선배가 해서 빛났다. 같이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고 의지가 됐다”고 재차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시사회 때 제가 그동안 같이 작업한 감독님이 오셨는데, 태주가 성장했다고 해줘서 정말 감사했다. 가족들도 초대했는데, 지방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셔서 영화를 보셨다. 제가 광고에 나올 때도 정말 좋아해 줬는데, 제가 출연한 작품을 이렇게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고 뿌듯해했다.
2020년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로 데뷔한 강태주는 ‘귀공자’로 기회를 얻었고, 충무로의 괴물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다시 달릴 채비를 마쳤다.
“저를 표현하는 게 좋아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막연하게 도전했고, 실력이 바로 느는 것도 아니고 수치로 보이는 것도 아니니까 힘들기도 했죠. 돌이켜보면 그런 과정이 소중한 경험이 됐고 점점 더 연기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박훈정 감독님의 ‘귀공자’에 함께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고, 끝까지 믿어주셔 감사했습니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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