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향해 성큼성큼 전진…"어렸을 때부터의 꿈" 윤동희에게 잊을 수 없던 하루
[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지금이 가장 좋은데요?"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는 3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6차전 홈 맞대결에 우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짜릿한 끝내기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주인공이 될 때까지 단 한 방이면 충분했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이 지속되는 가운데 윤동희는 연장 10회말 1사 1, 3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서 두산의 '마무리' 홍건희와 맞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홍건희의 5구째 147km 직구를 공략해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천금같은 1타점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롯데의 1-0 승리, 3연승을 이끌었다.
윤동희는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해 퓨처스리그에서 77경기에 나서 타율 0.310으로 무력시위를 펼쳤으나, 1군에서는 단 4경기 밖에 기회를 받지 못했고, 타율 0.154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조금 달랐다.
윤동희는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는 아픔을 겪었지만, 2군에서 10경기에서 타율 0.436으로 휘몰아쳤고, 지난해와는 달리 빠르게 1군 콜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올해 47경기에서 50안타 2홈런 19타점 15득점 타율 0.316 OPS 0.729를 마크, 6월 출전 기회를 부쩍 늘리며, 팀이 부진하는 가운데 타율 0.307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래리 서튼 감독은 취재진의 입에서 "윤동희"라는 이름이 나올 때마다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연일 칭찬을 쏟아내는 중. 특히 30일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쳐 팀의 승리를 이끈 윤동희를 향해 "윤동희가 타격감이 매우 좋은 상황에서 끝내기 안타를 쳐줬다"며 "한 팀으로 승리를 가져와서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프로 데뷔 후가 아닌 야구를 시작한 이래로 처음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윤동희는 "옛날부터 꿈꿨던 순간이다. 야구를 하면서, 아마추어 경기 때도 끝내기를 쳤던 기억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는데, 너무 기분이 좋다"며 함박미소를 지었다.
3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슬라이더에 한차례 헛스윙을 한 뒤 3B-2S의 풀카운트에서 윤동희의 노림수는 제대로 적중했다. 홍건희가 승부를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윤동희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있었다면 미국에 갔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그럴 생각은 없었다. 사실 투수도, 나도 어려운 카운트였기 때문에 후회 없이 스윙을 하자는 생각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이 윤동희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을 때 항상 하는 말은 만루 찬스에서 피하는 선수가 있다면, 자신에게 기회가 왔으면 하는 선수가 있는데 윤동희는 후자라는 것. 그는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한테 기회가 오면 안 되지'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고 나도 했었는데, 고의4구를 내주자 '내가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열이 받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동희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0.350, 시즌 타율보다 높다. 즉 득점권 찬스에서 '해결사' 본능을 제대로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윤동희는 두 개의 결승타를 터뜨렸다. 그는 "그동안 내게 기회가 정말 많았었는데, 초반에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면서도 "(득점권 찬스에서)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조금씩 극복을 해가고 있는 것 같다. 144경기 중 두 경기에 불과하다. 아직은 (득점권 찬스에서) 강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처럼 많이 극복하면 나중에는 그러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비결이 있을까. 윤동흐는 "운이 많이 따랐다. 냉정하게 봤을 때 코스 안타도 많았고, 잘 맞지 않았는데, 잘 풀리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래도 경기를 계속해서 치르다 보니 타이밍이 점점 잡혀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노린 공에 확신을 갖고 스윙을 하고 있다. 이전에는 생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하나만 생각하고 스윙을 하니 좋은 결과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첫 홈런은 물론 첫 결승타, 끝내기 안타까지 터뜨리고 있는 윤동희. 어떠한 기록이 가장 기쁠까. 그는 "지금이 가장 좋은데요?"라며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기쁘고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데뷔했지만 신인왕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던 윤동희, 지금의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현재까지 가장 선두 주차로 치고 나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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