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반란부터 아르헨 환전 암시장까지… 국제뉴스 ‘5분 정리’
오늘 2023 계묘년의 하반기가 시작합니다. 본격적인 장마의 시작에다 폭염까지 겹친 요즈음, 건강 관리에 집중하시느라 무심코 놓쳤을 수 있을 월드 뉴스를 일곱 꼭지로 정리했습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주말, 딱 5분만 투자해 무심코 놓친 글로벌 이슈들을 점검하고 가면 어떨까요? 조선일보 국제부가 준비한 ‘이주의 세계지식’입니다.
◇'23년 절대권력’ 푸틴 하루만에 치명상… 1000㎞ 단숨에 돌파한 바그너의 ‘진격’
러시아 용병 단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24일(현지 시각) 부대를 이끌고 러시아 군부를 겨냥한 무장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이 일어난 것은 1991년 8월 소련 공산당 보수파가 일으킨 쿠데타 이후 약 32년 만이었습니다.
무장 반란은 이날 오후 8시쯤 프리고진이 “유혈 사태를 피하고자 진격을 멈추라고 명령했다”고 발표하며 갑작스레 끝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푸틴 권력 기반과 리더십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죠. 러시아가 반란군을 단숨에 진압하지 못할 정도로 취약한 상태일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말 벌어진 바그너 그룹 무장 반란의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된 뉴스도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는데요. 아래 기사들을 통해 무심코 놓쳤던 ‘팩트’들을 꼼꼼하게 점검해 보시죠.
☞23년 절대권력이 하루만에 치명상 “러 엘리트층, 푸틴 장악력 의심”
☞1000㎞ 단숨에 돌파… 바그너의 진격에 러軍 속수무책
☞푸틴 “바그너, 어디든 택해 가라” 해산 착수...프리고진은 벨라루스 도착
☞반란 가담 의혹 러 사령관 체포...”푸틴, 냉혹한 숙청 시작”
◇美대선판 뒤흔드는 ‘낙태권 폐기’… 찬성 25州 vs 반대 25州
미국에서 여성 낙태권을 보장한 전국 단위의 판례가 폐기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미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가장 첨예한 이슈인만큼, 곳곳에서 후폭풍이 계속되며 2024년 대선을 좌우할 뇌관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는데요.
1년 전 24일(현지 시각), 미 연방대법원은 전국적으로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임신 6개월 전까지 낙태를 합법화했던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반세기 만에 공식 폐기하고 각 주(州)가 낙태 제한 혹은 허용 여부를 정하도록 했습니다.
현재 50주 중 절반인 25주에서 낙태를 금지 또는 제한하는 법이 줄줄이 발효·제정됐는데요. 주로 텍사스·플로리다·앨라배마·아칸소·조지아 등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와 중부 내륙 주들이었습니다.
반대로 뉴욕·캘리포니아·미시간 등 낙태가 합법적인 나머지 절반의 주에선 “여성의 기본권을 보호하겠다”며 낙태 접근권을 정책적으로 더욱 확대, 낙태 시술 클리닉이 이전보다 더 늘고 경구용 낙태약 사용도 급증하는 ‘풍선 효과’가 일어났습니다. 낙태가 불법화된 주들에 섬처럼 둘러싸인 중부의 일리노이주와 콜로라도주는 각각 인근 주의 임신부들이 수백㎞를 달려오는 ‘낙태 성지’가 됐죠.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무엇인지, 이 이슈가 1년 앞둔 미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궁금한 분들께선 아래 기사를 통해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美 낙태권 폐기 1년, 찬성 25州 vs 반대 25州… 내년 대선 뇌관으로
☞[깨알지식 Q] 여성의 낙태권 보장 ‘로 對 웨이드’판결은
◇성범죄자 극단선택 못 막은 죄… 美법무부까지 ‘엡스타인 심판대’
미성년자 125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수감됐던 미국의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제프리 엡스타인. 2019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에 대한 거침없는 단죄가 미국 사회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서 그와 연루됐던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사건 피해자들에게 2억9000만달러(약 3741억원)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엔 그의 극단적 선택을 방치한 허술한 교도소 관리 실태가 드러난 연방 법무부의 자체 조사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법무부 감찰관실은 27일(현지 시각) 엡스타인이 수감돼 있을 당시 뉴욕 맨해튼 연방교도소의 기강 해이와 불법 행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다룬 128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교도관 4명을 재판에 넘길 것을 권고했는데요. 수감자 관리 의무를 게을리해 중범죄자의 자살을 막지 못한 것도 ‘범죄’로 간주, 형사 책임을 지기로 한 것이죠.
엡스타인과 같은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어땠을까요? 극단적 선택을 한 그의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신속하게 종결하고 대중들의 뇌리에서 금방 잊히진 않았을까요?
더 많은 내용을 아래 기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성범죄자 극단선택 못 막은 죄, 美법무부까지 ‘엡스타인 심판대’
◇중국 反간첩법 오늘(1일)부터 시행… “공공시설 촬영·종교모임하다 간첩 몰릴 수도”
중국이 간첩 행위의 범위를 넓히고 처벌을 강화한 ‘반(反)간첩법(방첩법)’ 개정안을 7월 1일 시행합니다. ‘간첩 행위’ 정의를 모호하게 하고 조사·처벌 권한은 확대했죠. 중국 당국이 자의로 법을 집행할 여지가 커졌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중국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중 갈등 상황 속 재중 교민과 한인 학자, 기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반간첩법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중국 법조계 관계자는 본지 특파원에 “안 그래도 모호한 반간첩법을 더 모호하게 바꿨다”며 “이 법으로 중국에 대한 정보가 대거 차단되며 새로운 ‘죽(竹)의 장막’이 들어설 수 있다”고 했죠.
2014년 이후 9년 만에 개정한 법안은 종전 5장(章) 40조항에서 6장 71조항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그 핵심 내용에 대해선 아래 기사를 통해 확인해보시죠.
☞중국 反간첩법 D-2…”공공시설 촬영·종교모임하다 간첩 몰릴 수도”
◇쓰촨 대지진서 구조됐던 ‘경례아기’… 대입 최상위 성적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직후, 군인들을 향해 경례했던 세 살짜리 아기가 15년이 지난 올해 가오카오(대학 입학시험)에서 최상위 성적을 거뒀다고 합니다. 베이징대 등 명문대들이 그를 신입생으로 영입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는데요. 중국 언론들은 “폐허 속에서 구사일생한 아기가 키 185㎝ 훤칠한 청년으로 자라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랑정(郞錚·18)은 지난 23일 성적이 발표된 가오카오에서 쓰촨성 수험생들 중 상위 30명 안에 들었습니다. 중국 34개 성·자치구·직할시는 대학입시 문제와 전형 방식이 달라 등수도 따로 매기는데, 랑정은 637점을 받아 80만 쓰촨 수험생 가운데 상위 0.003%에 들었죠.
랑정은 “베이징대에 지원할 것이고 국제정치, 역사, 문학 등과 관련된 전공을 선택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는 또 “성장하는 동안 스스로를 엄격하게 다스리며 공부했다”며 “미래에 공무원이 되어 내게 관심과 도움을 줬던 모든 이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아래 기사에 담겨 있습니다.
☞쓰촨 대지진서 구조된 ‘경례아기’, 대입서 0.003% 최상위 성적
◇페로니즘에 붕괴된 아르헨 외환시장, 외국인 생활은 반대로 나아졌다는데
26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은 본지 특파원에게 보행자 전용도로 양옆에 늘어선 환전상들은 “달러를 바꾸세요”라며 호객행위에 열을 올렸습니다. 1㎞를 걷는 동안 달라붙어 흥정을 시도한 환전상만 74명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거래에 공식 환율이 아닌 ‘블루 달러’라고 부르는 일종의 암시장 환율을 적용합니다. 달러당 265페소였던 이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공식 환율의 두 배가량이었다고 하는데요. 달러 값을 곱절로 쳐준다는 뜻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블루 달러’ 거래는 불법입니다. 하지만 이날 찾은 환전 거리의 경찰들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죠. 현지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나 금융 관련 사이트엔 매일 ‘암시장 환율’이 버젓이 게재되고도 있습니다.
2019년 아르헨티나를 집권한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인기 유지를 위해 ‘퍼주기’에 가까운 수준으로 복지와 보조금을 무분별하게 늘렸습니다. 포퓰리즘 정권이었던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페로니즘’을 계승한 것인데요.
중앙은행은 정부 방침에 순응해 ‘돈 찍기’로 재정 적자를 메웠습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지난 1분기까지 50분기 연속 재정 적자를 기록 중이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까지 치솟았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민조차도 자고 나면 가치가 급락하는 페소를 신뢰하지 않아 달러를 보유하고 싶어 하지만, 외환 위기를 겪는 정부는 개인 달러 환전을 매달 200달러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지 숙박 업소나 식당 등을 외국인이 찾으면 직원들이 “페소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암시장 환율로 달러를 바꿔줄 수 있습니다”라며 ‘즉석 환전상’으로 변신하게 되는 겁니다.
서유근 특파원의 생생한 현장 스케치가 담긴 기사를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시죠.
☞페로니즘에 붕괴된 아르헨 외환시장… 외국인 생활은 나아졌다?
◇'글로벌 데뷔’ 일본은행 총재, 셀프 디스에 참석자들 빵빵 터졌다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지난 4월 취임 후 첫 글로벌 공개 행사에 나와 ‘셀프디스’ 농담을 연발했습니다. 28일 포르투갈 남부 소도시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포럼 자리였습니다.
이날 포럼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 등도 함께 참석했는데요.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여하는 포럼 토론은 통상 지루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날도 다른 패널들은 시종일관 경직된 표정으로 진지하게 답했죠. 하지만 우에다 총재는 능숙한 영어로 여러 차례 유머를 날리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에다 총재는 최근의 엔화 약세 원인을 묻자 “통화 가치는 외부적인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다른 세 명의 총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여기 오신 이 세 분도 (엔저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했죠. 미국·유럽·영국 등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리는 바람에 엔화의 상대적 가치가 내려갔다는 뜻입니다.
“통화정책이 효과를 보이기까지 시차가 얼마나 걸릴까”란 질문엔 그는 ‘썩소(썩은 미소)’를 띄우고 답했습니다. “내가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맡고 있었던 25년 전 기준 금리가 0.2~0.3%였죠. 지금은 -0.1%입니다.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적어도 25년은 걸린다는 얘깁니다.”
30년 가까이 ‘제로 금리’ 정책을 펴는데도 저성장·저물가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 경제를 자조하는 듯한 이 발언에 관중은 박장대소했습니다. 이 밖에도 우에다 총재가 첫 해외 공개 석상에서 뱉어낸 농담들, 또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아래 기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웃긴 일본은행 총재는 처음”... 셀프 디스에 빵빵 터졌다
7월 첫째 주 주요 월드 뉴스는 이상으로 마칩니다. 소중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 한주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8일 토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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