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더 많은 무기 달라"-잘루즈니 우크라 총사령관 호소

강영진 기자 2023. 7. 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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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WP 인터뷰 "나토 교전수칙은 제공권 장악하고
진격하라는 데 F-16 없이 싸우고 있다…전쟁은 쇼
아니다…1m 전진할 때마다 피를 쏟는다" 강조
[키이우=AP/뉴시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더 많은 무기 지원을 호소했다. 사진은 지난 2월24일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러시아의 침공 1주기 행사에 참석한 잘루주니 총사령관. 2023.7.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49)이 보다 많은 무기와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고 대반격 진격 상황에 대해 참을성 있게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P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드물게 가진 인터뷰에서 무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28일에도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등에게 요청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F-16 없이 대반격하라는데 불만, 포탄 필요량 10분의 1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특히 미국이 첨단 전투기를 지원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에서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이 최근 지원 의사를 밝힌 F-16 전투기는 빨라야 오는 가을 쯤 지원될 수 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이 쏘는 만큼의 포탄이 필요하지만 현재 부족해 10분의 1밖에 쏘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오래 준비한 대반격이 예상보다 느리게 이뤄진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김이 샌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하루 500m에 불과하지만 매일 진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내기가 걸린 쇼가 아니다. 매일, 탈환하는 1m마다 피를 쏟는다”고 했다.

“전면적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대반격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대반격을 수행하고 있다. 관객들이 쇼에 기대하는 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마 그렇게 기대하는 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대반격은 쇼가 아니다. 탈환하는 1m 마다 피를 쏟는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매일 서방이 탄약과 F-16 전투기 등 필요한 무기를 지원할 것인지, 지원하지 않으면 어떻게 싸워야할 지를 두고 고민한다.

잘루즈니 장군은 매주 여러 차례 몇 시간씩 밀리 미 합참의장과 통화한다면서 “그가 내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8일 통화에서도 매달 부족한 포탄의 양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불쑥 전화해 “매주 10만 발을 쏘지 못하면 1000명이 죽는다. 내 입장이 돼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F-16 전투기를 지원할 지를 밀리 의장이 결정하지 않는다. 결정이 지연되는 동안 수많은 사람이 매일 죽어 나간다.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일 때문에...”라고 강조했다.

F-16 지원은 결정됐지만 포탄 부족은 당장 더 큰 문제다. 지난 2월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포탄 사용량이 생산능력을 넘어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전쟁이 길어질수록 포탄 부족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잘루즈니 사령관은 대반격을 위해 서방이 지원한 탱크와 장갑차 등이 대반격 초기에 일부 파괴됐음을 인정했다. 그는 “레오파르트 탱크는 사진을 찍기 위해 열병식을 한 것이 아니다. 전쟁에 투입됐다. 전투현장의 레오파르트는 표적”이라고 강조했다.

잘루즈니 사령관은 또 지상공격 전 제공권을 확보하도록 하는 나토의 교전수칙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는 어떤 수칙을 따라야 하는가? 나토 방식이냐 아니면 러시아 방식이냐. 그건 신경도 쓰지 않느냐? ‘당신네 수칙이 있고 무기가 있지 않느냐? 당신네 방식으로 싸워라’라고 말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인접 나토 회원국 및 러시아의 영공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스크린을 가리키며 “서방은 러시아보다 2배 많은 전투기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왜 3분의 1도 가지지 못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전투기 120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훨씬 더 적은 수로도 충분하다. 그렇지만 절실하다.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적이 우리보다 세대가 다른 전투기를 가지고 있다. 활과 화살로 막으려 한다면 누구라도 ‘미쳤구나’라고 말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바그너그룹 반란 전선에 영향 없어

지난 주말 예프고니 프리고진 바그너용병그룹 대표의 반란 시도로 우크라이나가 기회를 잡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잘루즈니 사령관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바그너그룹은 이미 전선을 벗어난 상태며 반란으로 전선 병력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로 이동하는 것에 대비해 북쪽 국경 방어를 새롭게 강화할 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그너 그룹도 걱정 거리중 하나다. 그들만이 아니다. 걱정거리들을 생각하면 정신어 어지럽다. 우리는 최악의 상황과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잘루즈니 사령관은 최악의 상황이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에서 “방사능 폭탄 테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대반격을 늦추고 있느냐는 질문에 잘루즈니 사령관은 “전혀 아니다. 우린 해야할 일을 하고 있다. 외부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은 다 이유가 있다. ‘핵공격을 걱정하라’는 소리에 우리가 포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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