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켓 잔해 인양 무엇이 담겼나?

김윤미 2023. 7. 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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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고 실패한지 한달이 흘렀습니다.

우리 군은 추락한 북한 위성로켓 잔해를 확보했는데요.

북한으로서는 이중의 수모를 당한 셈이죠?

◀ 차미연 앵커 ▶

이후로도 우리 군이 북한의 인공위성도 확보했다, 또는 엔진을 꺼냈다 말은 많지만 당국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어서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 군이 힘들게 위성 잔해를 찾는 이유는 뭔지, 지금까지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김윤미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달 31일 오전 6시 27분,

북한이 오랜동안 야심차게 준비한 첫 정찰위성을 쏘아올렸습니다.

하지만 2단 로켓 연소에 실패하면서 서해에서 추락했고, 불과 한시간 반 뒤 우리 군이 북한 로켓의 잔해를 찾아냅니다.

[정종구/화력참모처장(6월 16일)] "이지스 구축함과 공군 레이더 등이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를 정상 포착 추적하였으며 180여 개의 다수 잔해물을 확인하였습니다."

위성 발사 한참 전부터 북한 동창리를 예의주시하던 우리군이 바다에선 이지스함, 지상의 그린파인 레이더를 동원해 모든 과정을 추적 관찰하며 공중에서 흩어진 파편들까지 파악한 겁니다.

[신종우/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하늘에 날아다니는 물체는 다 탐지할 수 있는데, 군이 만반의 대비 태세를 취하고 있으니까 정밀하게 탐지하면 파편 조각까지 충분히 다 탐지를 할 수 있습니다

# 어려웠던 인양 과정

그로부터 보름 뒤, 우리 군은 북한의 천리마 1형의 잔해물 인양에 성공합니다.

길이 12m, 직경 2.5m, 3단 위성 로켓중 2단 동체 거의 전부가 우리 군의 수중에 들어온 겁니다.

크기도 예상보다 컸고, 무게도 상당한 동체를 빠른 조류와 앞이 안보이는 개흙 바닥을 더듬으며 건져내다보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경준/광양함 구조부 잠수부사관] "잠수사가 내려가는 순간 뻘 물이 위로 올라와서 시야를 완전히 가리게 됩니다 손의 감각만으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강력한 독성물질인 액체연료가 동체에서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등 과정이 복잡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사산화이질소는 물에 녹으면 질산이 나와요 강산이거든요 피부를 바로 녹이지는 않는데 그래도 심각한 손상을 입혀요."

# 공중으로 흩어진 180 파편의 행방은?

우리 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건져낸 2단 동체 외에 직경 2~3m의 고리모양의 부품이 전부입니다.

최근 일부 잔해를 추가로 인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추가 잔해가 인공위성인지, 엔진 모터 펌프인지 언론의 추측이 분분하지만 군은 일체 함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미 건져낸 동체에 엔진 등 부품이 들었는지 조차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강대섭/정보사령부 기술정보단장] <엔진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도 좀 제한이 될 것 같습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군이 파악한 파편은 약 180여개, 레이더에서 발사체 표적이 갑자기 이렇게 분리됐다면 북한이 사전에 설치한 공중 자폭장치가 작동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 자폭장치, 비행종단시스템 FTS은 보통 우주발사체가 정상비행에 실패할 경우 지상이나 해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발사한 누리호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1.2.3단 모두에 fts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천리마 로켓의 자폭장치는 1단에서만 작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 교수] "우리가 지난 번에 수거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 수거가 가능한 1단 같은 경우 수거를 못하게 공중 폭파 시켜버린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 서해상에서 분리돼 떨어지는 1단 로켓은 우리 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폭파시켰지만 엔진 점화에 실패한 2.3단은 폭파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바닷속으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승협/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FTS는) 굉장히 비상 상황에 대비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도도 높아야 되고 오작동에 대한 그런 실수도 줄여야 하고/오작동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서 아예 설치를 안 하는 그런 발사체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이 FTS를 2-3단에 설치했는데 작동하지 않은 것인지, 기술적 어려움으로 폭파장치를 아예 설치하지 않은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로켓 잔해를 우리 군의 수중에 넘겨줬다는 점은 이 위성발사 실패 만큼이나 치욕적인 일임이 분명합니다.

[조선중앙TV/6월 19일] "가장 엄중한 결함은 지난 5월 31일 우주개발 부문에서 중대한 전략적 사업인 군사정찰위성발사에서 실패한 것입니다."

# 잔해 수거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지난 2012년 우리 군은 서해에 떨어진 북한 로켓 은하3호 발사체의 엔진부터 연료통, 산화제통까지 모두 건져냈습니다.

이를 통해 소재 성분부터 부품 원산지까지 많은 정보를 얻어냈습니다.

이번에 북한의 첫 정찰위성까지 찾아낸다면 군사과학기술 정보파악에 큰 도움이 됩니다.

위성에는 카메라, 태양전지판, 3차원 자세제어장치, 별 추적장비, 열 전달장치 등 첨단 부품들이 총망라되는데, 북한의 우주과학, 군사기술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중 상당수는 강력한 대북제재 망을 뚫고 밀반입한 외국 제품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스타트래커(별 추적장비), 3차원 자세 제어라든지 열 전달 장치 이런 쪽에 굉장히 많은 외산 장비들이 들어갈 거예요 이거 북한이 다 생산을 못할 것이거든요."

우리 군이 필사적으로 북한의 인공위성을 찾고 있는 것도 북한이 어느 나라의 기술 직원을 받고 있는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망이 어느 부분에서 뚫려 있는지 확인하고 추적해 봉쇄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하기 위해서입니다.

북한은 이번 정찰위성 실패를 자인하면서 부분 시험이 확인되면 가급적 빨리 재발사 하겠다고 발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사에서 드러난 기술적 한계에, 실패시 로켓이나 위성이 한국군의 수중에 들어간다는 부담 때문에 재발사는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통일전망대 김윤미입니다.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9901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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