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판에 여배우 싹 사라지고 아이돌이…"잘 팔릴까" 패션업계 고민
#A 패션브랜드는 최근 '빅모델' 기용에 고민이 깊다. 가두점이 많아 전속 모델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만만치 않지만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인기있는 '빅모델'을 찾기 어려워서다. A 패션브랜드 관계자는 "그렇다고 유명세만 따지자니 브랜드와의 이미지나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며 "젊은 세대는 단순히 탑급 모델이 입었다고 해서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 전속 모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브랜드의 계속성을 위해 주요 소비자보다 10살 가량 젊은 이미지를 가진 모델과 계약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예전만큼 인지도가 높은 모델을 찾기 어려워서다. 코로나19(COVID-19) 기간 동안 국내 영화 산업이 침체된데다, OTT(동영상서비스) 등 컨텐츠 경쟁이 격화되면서 전국적으로 흥행하는 콘텐츠가 많지 않은 탓이다.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여자 아이돌 멤버가 패션 브랜드 모델로 발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오롱FnC는 올해 2월 여성복 브랜드 럭키슈에뜨의 모델을 배우 한소희에서 아이브 멤버 안유진으로 교체했다. 올해 SS(봄·여름)시즌부터 소비자 타깃 연령층을 20대로 낮추고 있어서다. 럭키슈에뜨는 '올빼미'로 대표되던 기존 라인과는 별개로 최근 양배추 캐릭터인 '럭츄'를 이용한 새로운 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럭츄 라인은 무신사, W컨셉 등 온라인몰에서 주로 판매된다. 럭츄는 티셔츠가 5만~7만원대 수준으로 기존 라인 가격대보다 50%가량 저렴하다.
코오롱FnC의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인 슈콤마보니는 과거 배우 공효진, 전지현, 송혜교 등이 전속모델이었지만 지난해 FW(가을겨울) 시즌부터 아이브 멤버 장원영으로 바뀌었다. 코오롱FnC의 여성 핸드백 브랜드인 쿠론도 배우 신민아와의 오랜 모델 계약을 종료하고 올해 소비자 타깃층을 낮추기 위한 리브랜딩을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각각의 브랜드가 성격이 달라 일괄적이진 않지만 가격대가 있다보니 기존 주요 소비자는 30대"라며 "젊은 느낌을 주면서도 브랜드와 이미지가 맞는 모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걸그룹 뉴진스는 데뷔 3개월만에 이례적으로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오아이오아이의 전속모델이 된 데 이어 현재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글로벌 앰버서더, 데님브랜드 리바이스의 글로벌 앰버서더 등을 겸하고 있다. 영원아웃도어의 글로벌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올해 기존 모델인 배우 신민아, 로운에 더해 화이트라벨 모델로 가수 전소미를 발탁했다. 화이트라벨은 2011년부터 한국에만 독점적으로 출시하는 라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5월 부츠로 유명한 어그의 국내 브랜드 모델로 아이들 '소연'을 선택했다.
걸그룹 트와이스 나연은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올리브데올리브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올리브데올리브는 30~40대 여성이 주요 고객이지만 나연을 통해 보다 젊은 이미지 구축을 노린 것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는 TV광고보다 화보나 광고 판넬 위주로 찍기 때문에 연예인 입장에서도 이미지 소비가 적어 윈윈인셈"이라고 말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파리게이츠는 지난해 젊은 골퍼를 겨냥해 골프웨어로는 처음으로 걸그룹 트와이스를 전속모델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파리게이츠는 올해 트와이스와 전속 계약을 연장하고 새로운 TV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이엔드 골프웨어 고스피어는 지난해부터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시즌 앰버서더로 내세우고 있다.
광고업계는 그러나 여전히 배우 모델에 목 말라 있다. 아이돌은 인지도는 높아도 찐팬이 구매력이 낮은 10~20대에 한정돼 마케팅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2021년 걸그룹 '에스파'를 모델로 기용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해 다음해 댄서 노제로 교체했다. 노제 역시 갑질 논란이 일어나면서 지난해부터 배우 박보검과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브랜드 모델로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소수 배우에게 광고 일감이 몰리기도 한다. 배우 손석구는 아웃도어 블랙야크, 이탈리안 스포츠브랜드 디아도라의 전속 모델이며, 지난해 코오롱FnC의 남성복 시리즈의 FW시즌 모델,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온라인몰 SSF샵의 모델이기도 했다. 패션 외에도 커피 브랜드 조지아, 하이트진로의 맥주 켈리,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오휘, 신세계그룹의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의 모델을 겸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타사 광고 계약건은 미리 알기 어렵다"며 "상품군을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긴 하지만 타사 광고가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델의 효과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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