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판도를 바꾸는 '암호' 기술…양자역학도 활용한다[아무Tech]

김승준 기자 2023. 7. 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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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는 역사 속에서 전쟁과 정치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자신의 의도를 동료만 알고 다른 사람은 모를수록 좋기 때문에 암호는 전략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됐다.

또 국가 안보 각서라는 문서를 통해 양자 기술로 변화하는 암호 전략 환경에 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은 2021년 양자 내성암호 연구단을 발족하고 양자내성암호 공모전을 통해 국내 기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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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정치와 함께해온 암호…카이사르도 애용
독일군이 자신했던 암호 '에니그마'…앨런 튜링이 격파
26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퀀텀코리아 2023'를 찾은 관람객들이 양자컴퓨터를 둘러보고 있다. 퀀텀코리아 2023은 국내 최대 양자 기술 관련 국제 행사다. 2023.6.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암호는 역사 속에서 전쟁과 정치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자신의 의도를 동료만 알고 다른 사람은 모를수록 좋기 때문에 암호는 전략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됐다. 로마의 카이사르도 자체적인 암호 체계를 개발해 제국 운영에 활용했을 정도로 암호의 역사는 오래됐다.

특히 2차 세계대전은 암호가 판도를 바꾼 전쟁으로 기록됐다.

나치 독일은 '에니그마'라는 기계를 통해 사람의 손으로는 풀 수 없는 복잡한 암호를 이용했다. 아울러 연합국의 통신을 해독해 전략 수립에 활용했다. 자신의 전략은 노출되지 않은 채 상대의 전략은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독일군은 우세를 점하게 된다.

영국은 수학자 앨런 튜링을 위시한 해석팀을 모아 에니그마 격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암호 해독 계산을 해주는 전자동 기계 봄브(Bombe)가 탄생한다. 봄브에 힘입은 앨런 튜링은 에니그마 해독 난이도를 사람이 계산 가능한 수준으로 낮췄다.

엘런 튜링과 해독팀은 에니그마와는 다른 독일군의 암호 체계 해독도 성공해 연합군의 전쟁 승리에 기여했다. 독일군은 에니그마를 과신한 나머지 암호 체계가 격파됐다는 것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암호의 전략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며 미국은 국가안보국(NSA)을 출범시킨다. NSA는 다양한 암호체계를 개발했으며 관련해 내부 학회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암호 관련 인재풀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주로 수학의 영역에서 다뤄지던 암호 분야에 물리학의 '양자역학'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의 컴퓨터와는 다른 방식으로 연산이 이뤄지는 데 '특정 문제'는 기존의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효율성을 가진다. 그 특정 문제에 현재 많이 사용하고 있는 RSA와 타원곡선암호가 포함됐다. 이 암호들은 슈퍼컴퓨터에서도 현실적인 시간 안에 풀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선진국들이 양자 기술 확보에 나서는 데에는 차세대 산업이라는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안보 전략 측면의 이유도 있는 것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행정명령을 통해 국립 양자 이니셔티브 자문 위원회를 백악관에 설치했다. 또 국가 안보 각서라는 문서를 통해 양자 기술로 변화하는 암호 전략 환경에 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국도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021년 양자 내성암호 연구단을 발족하고 양자내성암호 공모전을 통해 국내 기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양자 내성 암호는 양자 컴퓨터로도 쉽게 풀 수 없는 암호 체계를 통칭한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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