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역차별하던 ‘대입 소수인종 우대’ 위헌… 美, 반으로 갈라져 논쟁
“인종 아닌 경험에 따라 대우”
낙태권에 이어 美 사회 분열
미국 연방대법원이 29일(현지시간)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AA)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60여년간 미 대학 입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보수 진영은 판결을 환영했지만 진보 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지난해 ‘낙태 금지’ 판결 뒤 이어지고 있는 대법원 보수화에 따른 미국 사회 분열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격렬한 찬반시위 미국 대법원의 어퍼머티브 액션(소수 인종 우대 정책) 위헌 결정을 찬성하는 시위대와 반대하는 시위대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의사당 앞에서 둘로 나뉘어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
더 이상 입시가 인종이라는 정치적 요소에 좌우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 확산한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에서 “너무 오랫동안 대학들은 개인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기술이나 학습 등이 아니라 피부색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려 왔다”면서 “우리 헌정사는 그런 선택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은 인종이 아니라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의 보수화도 이번 판단에 일정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임신 15주 이후 임신 중단을 전면 금지한 미시시피주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며 여성의 보편적인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뒤집은 바 있다. 이번 AA 위헌 결정으로 인해 인종적 다양성을 고려해 시행 중인 미국의 다른 정책도 도전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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