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짜리 택배 훔친 70대, 법원 무죄 선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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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회로(CC)TV 속 인물이 피고인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
검찰의 항소로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의 판단 근거에 더해 도난당한 택배 상자에는 상표가 인쇄돼있었지만 CCTV 속 A씨가 든 상자에는 어떠한 상표도 없는 사정을 근거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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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폐쇄회로(CC)TV 속 인물이 피고인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택배상자를 훔친 혐의(절도)로 기소된 A(75)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9월 원주시 한 주택 대문 앞에 배달된 약 2만원어치의 곰팡이 제거 키트 2개가 담긴 택배 상자를 챙겨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은 피해자 집 인근 CCTV 영상에서 상자를 들고 이동하는 사람의 모습이 당시 A씨의 인상착의와 비슷한 점 등을 근거로 A씨가 범인이라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경찰관에게 곰팡이 제거 키트의 가격을 묻고는 피해자에게 1만원을 보내기도 했다.
A 씨는 결국 절도죄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A씨가 절도범이라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이를 인정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법원은 영상 화질과 촬영 각도를 고려하면 A씨 손에 든 택배 상자가 도난당한 상자와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도난 추정 시간대에 CCTV가 비추지 않는 경로로 도난당했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이틀 뒤 택배 상자가 피해자 집 앞으로 되돌아왔으나 그 무렵 촬영된 CCTV를 확인한 자료가 없고, 상자에서 A씨 지문이 발견되지 않은 사정도 무죄 판단 이유였다. 법원은 또 A 씨가 피해자에게 1만원을 보낸 사실 역시 혐의를 부인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으므로 유죄 근거로 삼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항소로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의 판단 근거에 더해 도난당한 택배 상자에는 상표가 인쇄돼있었지만 CCTV 속 A씨가 든 상자에는 어떠한 상표도 없는 사정을 근거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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