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16개월 만에 흑자전환에도···6월 수출 9개월 연속 감소
6월 무역수지가 소폭 흑자를 내 월간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 부진 여파로 반도체나 철강 등 주요 품목 원자재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수출이 전년 대비 6.0% 감소한 542억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감소다. 다만, 수출감소 폭은 연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산업부는 “반도체 업황 회복지연과 지난해 6월 수출이 역대 6월 기준 최고 실적(577억 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역 기저효과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전년 대비 28.0% 감소했다. 석유제품(-40.9%)과 석유화학(-22.0%)도 1년 전보다 수출이 줄어들었다. 자동차(58.3%), 일반기계(8.1%), 선박(98.6%), 이차전지(16.3%) 등 7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지만 전체 수출을 증가세로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액이 89억달러로 올해 월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수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 중국 수출은 105억달러로 1년 전보다 19.0% 감소했다. 대 아세안 수출도 16.6% 줄어들었다. 산업부는 “반도체와 유가하락으로 6월에도 수출이 감소했다”며 “중국과 베트남 수입 수요가 아직까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 미국 수출은 1.8% 줄었고, 유럽연합(EU)과 중남미 수출은 각각 18.2%, 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1.7% 감소한 531억1000만 달러였다. 원유(-28.6%), 가스(-0.3%), 석탄(- 45.5%) 등 에너지(-27.3%)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그러나 경기 부진 영향으로 철강·컴퓨터·반도체 등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들의 수입도 7.1% 감소한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11억3000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2월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였는데, 이는 27년 만에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였다. 다만, 지난달 흑자 전환에도 상반기 전체로 보면 무역수지는 26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7~8월에는 하계휴가 등의 계절적 요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무역수지 개선흐름이 주춤할 수 있지만, 이후 본격적인 흑자 기조와 함께 수출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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