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비 1000만원이면 금 한 상자" 보이스피싱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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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오후 충북 제천시 NH농협은행 제천시지부를 찾은 A(64)씨는 창구에서 해외송금을 문의했다.
A씨가 요청한 송금 금액은 1000만원이었는데 출납업무를 맡은 김경옥(44) 과장은 의아함을 느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A씨는 이후 배송업체의 "해외 금제품을 받으려면 배송비를 송금해야 한다"는 안내전화가 이어지자 결국 은행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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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뉴시스] 이도근 기자 = 지난달 16일 오후 충북 제천시 NH농협은행 제천시지부를 찾은 A(64)씨는 창구에서 해외송금을 문의했다.
A씨가 요청한 송금 금액은 1000만원이었는데 출납업무를 맡은 김경옥(44) 과장은 의아함을 느꼈다. 해외 송금을 요청했는데 계좌는 국내 계좌였고, 배송비가 1000만원에 달한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었다.
최근 해외 직구나 물품 구매 등을 빌미로 한 보이스피싱 사기에 속은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주의보도 발령된 상황이었다.
김 과장이 사정을 묻자 A씨는 "10여일 전부터 카카오톡 메신저 친구가 된 '레바논 군인'의 부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레바논 군인'은 해외에서 구한 금제품을 군인 신분으로 처분하기 어렵다며 배송비용 1000만원을 내면 A씨에게 금제품을 주겠다고 했다는 것. '레바논 군인'은 카톡을 통해 여행용 캐리어에 가득 담긴 금제품 포장 상자 사진도 보내왔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A씨는 이후 배송업체의 "해외 금제품을 받으려면 배송비를 송금해야 한다"는 안내전화가 이어지자 결국 은행을 찾았다.
A씨의 얘기를 듣고 그가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것을 확신한 김 과장은 10여분 동안 설득에 나섰지만, A씨는 계속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사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이 은행에 도착했고, 김 과장과 경찰의 끈질긴 설득 끝에 그제야 A씨는 자신이 사기에 속은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금제품 사진을 보내 와 사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거금을 한순간에 잃을 뻔한 A씨는 김 과장과 경찰관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제천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막은 김 과장에게 지난달 29일 감사장과 신고포상금을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SNS나 카톡 메신저 친구를 맺으며 접근해 피싱 문자를 날려 돈을 뜯어내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보인다"며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는 피싱 범죄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ul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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