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의 3연승 '쾌거'...'범죄도시3' 향한 영화계의 시선 [천만 특집]①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마동석이 또 해냈다. 영화 '범죄도시3'가 전편들에 이어 3연속 흥행이라는 기록을 냈다. '범죄도시3'는 지난 5월31일 정식 개봉, 32일째 만인 1일 천만 돌파에 성공하며 전편인 '범죄도시2'(1269만3175명)에 또 한 번 '천만 관객' 영화가 됐다.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범죄도시'(2017)의 성공은 그해 영화계가 주목했던 가장 신선한 '사건'이었다. 멀티 캐스팅을 자랑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극장을 꽉 잡고 있던 시절이었다. 손익분기점 200만 정도의 중형급 규모에 청소년관람불가라는 리스크까지 안고 있었던 영화가 무려 687만9841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범죄도시' 성공의 파급력은 컸다. 이 영화의 인기를 힘입어 주연 마동석 뿐 아니라 god 출신의 윤계상로 배우로서 재조명 받았고 진선규, 김성규, 박지환 등 신스틸러 스타들이 탄생했다. 또한 영화는 속편 제작을 확정했다.
그렇게 나온 '범죄도시2'(2022)의 천만 돌파 역시 큰 의미가 있었다. '범죄도시2'가 개봉했던 지난해 5월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넘어갈 때였고, 영화는 감염 우려로 극장을 기피했던 관객들이 흔쾌히 선택한 첫번째 천만 영화였다. 팬데믹 이후 첫 천만 돌파라는 기록을 쓴 '범죄도시2'는 '흥행한 영화의 속편은 전편 보다 못하다'는 징크스를 깨며 극장에 새로운 희망을 안겼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1년은 '극장 정상화'라는 당초의 희망이 바래져온 시간이라 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영화 관람표 값이 상승하고, OTT 서비스의 보편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관객들의 영화 선택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 입소문의 영향력이 커져 먼저 본 관객들로부터 '재밌다'는 평을 받은 영화들은 흥행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은 커녕 100만 돌파를 하기도 어려웠다. 팬데믹 이후 천만을 넘긴 한국 영화는 놀랍게도 '범죄도시2'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며, 이제 '범죄도시3'가 그 뒤에 바로 이름을 올렸다.
'범죄도시3'가 흥행에 성공한 것과 관련, 영화계에선 여러 배경과 이유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짚어봤다.
◇ 타이밍의 승리
지난해 '범죄도시2'에 이어 '범죄도시3' 역시 타이밍 전략이 훌륭했다고 보는 의견들이 있었다. '범죄도시2'는 지난해 5월18일에 개봉했다. 5월5일을 피해갔고, 부처님 오신날은 일요일이었으며 대체공휴일 지정도 없었다. 다만 5월11일 정부가 코로나19의 심각경보를 해제, 사실상 '엔데믹'을 선언한 일주일 뒤인 5월18일을 개봉일로 택해 3년간 극장 출입을 꺼렸던 관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서 '어필'했다. 전작과 주연 배우 마동석의 인기가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었겠지만, 본격적인 흥행 경쟁이 시작되는 성수기를 피하고 '엔데믹' 직후 관객들의 보상 심리를 제대로 저격했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는 평이 많았다.
'범죄도시3'도 역시 개봉 타이밍이 무척 좋았다는 평가다. 이 영화는 공식적으로 지난5월31일에 개봉했다. 하지만 개봉 전인 지난 5월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유료 시사회를 진행했다. 유료 시사회 첫 날에는 14만2672명으로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고 둘째 날에도 16만2698명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셋째 날에는 16만5380명으로 1위까지 올랐다. 5월27일과 28일은 주말이었으며 월요일이었던 5월29일은 부처님 오신 날 대체 공휴일이었다. 유료 시사회 3일간 주말과 더불어 관객 동원에 유리한 연휴 하루를 더 활용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 뿐 아니라 개봉 2주차는 6월6일 현충일이 끼어있어 또 한 번 관객 동원에 일조했다. 이처럼 주말 외에 부처님 오신 날 대체 공휴일, 현충일 등 총 이틀의 공휴일 수혜를 누릴 수 있었던 점도 '범죄도시3'의 빠른 관객 동원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양경미 영화 평론가는 뉴스1에 "'범죄도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개봉 타이밍을 잘 선택했다, 6월 말부터는 극장가의 성수기다, 좋은 작품들이 계속 기다리고 있고 해외 영화들도 기대작이 많다, 그런데 '범죄도시3'는 그런 것과 경쟁하지 않고 조금 더 빨리 관객들을 만났다, 성수기의 치열한 경쟁을 피하는 전략이 좋았다"고 밝혔다.
◇ 프랜차이즈는 통한다…어쩌면 새로운 전략
'범죄도시3'의 성공은 현 시점 프랜차이즈 영화가 대세임을 증명했다. 개별 영화가 관객들의 기대치 안에서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새로운 영화보다 선택받을 확률이 높아진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든 것. '범죄도시' 이전, 가장 최근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한국 영화 시리즈물은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함께' 1, 2편과 '명량'과 그 후속편 '한산: 용의 출현'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4대 배급사 중 한 곳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가 더 강해지는 느낌이다, 사실 한국은 그간 후속 작품이 전편에 비해 잘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범죄도시'는 2편이 1편보다 잘 됐고, 3편은 2편에 버금가는 성적을 낸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영화로서 후속 시리즈도 안정적인 캐릭터와 갈등 구조가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면 잘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랜차이즈 영화는 팬데믹 이후 더욱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올해 개봉해 10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의 상당수는 프랜차이즈 영화였다. 지난해 12월에 개봉해 3월이 넘어갈 때까지 천만 관객을 넘기며 장기 흥행한 '아바타: 물의 길'은 세계적인 흥행작 '아바타'(2009)의 속편이었다. 또한 155만명 이상을 동원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192만명 이상의 관객과 만난 '존윅4', 현재까지 411만명 이상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 '가이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3', 174만명 이상을 동원 중인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도 모두 프랜차이즈 영화다.
양경미 평론가는 "이렇게 시리즈물로 편수를 계속 증가시키는 전략은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 "요즘에는 소비자들이 영화를 선택할 때 전작을 보고 작품을 선택한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렇게 가는 작품이 없었는데 '범죄도시'는 거의 유일하게 시리즈물로 가고 있다,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는 마케팅, 상업적 전략이 훌륭하다"고 밝혔다.
다만, 양 평론가는 '범죄도시3'이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1,2편에 비해 서사적으로 아쉽다는 반응도 없지 않았던 만큼 이미 완성돼 개봉 시기를 보고 있는 4편의 흥행 성적에 3편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가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보고 싶은 영화는 본다…여전히 유효한 극장의 가치
극장 관계자들은 "극장에서 다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것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며 '범죄도시3'의 천만 달성을 반겼다. 영화진흥위원회 5월 한국 영화 산업 결산에 따르면 5월 한국 영화 매출액은 216억원이었는데 이는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2009년 이후 5월 중 한국 영화 매출액, 관객수, 점유율에서 모두 최저치를 기록한 수치다.
그나마 외화들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4'와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등이 선전했지만, 5월 전체 관객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5월 전체 관객수 평균의 67.0% 수준이다. 외화들이 잘 된다고 해도, 한국 영화의 부진이 극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결코 적다 할 수 없다.
CGV 황재현 전략지원담당은 "그래도 관객들이 보고싶어 하는 콘텐츠는 극장을 찾아 와 보는 것의 의미가 크다"며 "올해 1월부터 한국영화 점유율을 보면 너무 미미했다, 30% 정도도 안 되는 한국영화시장 점유율이 조금 '범죄도시3'를 계기로 조금 더 탄력을 줄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로 인해 침체된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OTT가 팬데믹 기간에 많이 활성화됐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여전히 관객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의미있는 수치인 것 같다"고 '범죄도시3' 천만 돌파의 의미를 강조했다.
롯데시네마 이신영 홍보 팀장도 "'범죄도시3'의 흥행이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국영화계에 활기를 불어 넣어, 여름 성수기 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한국영화까지 좋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한국 영화 산업 전반에 숨통을 트여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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