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감산 효과 본격화…내년 호황 기대[메모리 진바닥 찍었나③]

하반기부터 D램 메모리 수요>공급…수급 역전
수급 개선에도, 당분간 공급 확대는 쉽지 않아
일각선 '공급 부족' 우려도…장기 호황 전망 나와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메모리 수급 상황이 개선되더라도, 당분간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시장 환경도 내년 메모리 낙관론에 힘을 싣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업계는 생산량을 줄이는 감산과 함께, 설비 투자 감축도 함께 진행 중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2023 회계연도(2022년 12월~2023년 11월) 설비투자 계획은 70억달러로, 작년보다 4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웨이퍼 팹 장비(WFE)는 50% 이상 줄었다"며 "내년도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년에도 웨이퍼 투입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 감산 가능성을 나타냈다. 당분간 "재고 관리와 공급량 조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연결 기준 투자를 작년 대비 50% 이상 축소하고, HBM·DDR5 등 고성능 제품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필수 투자를 제외하고 전 영역의 투자를 최소화 하고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 4월 열린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투자 축소로 인해 업계의 공급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년에는 제한적인 생산 증가만이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업황 둔화에도 전년과 같은 수준의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은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모리 업계가 당분간 생산능력 확장 투자를 자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 수급 전망은 공급 부족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SK하이닉스 우시법인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대만 트렌드포스는 오는 7월을 기점으로 D램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는 설계상 기존의 DDR4보다 칩의 크기가 15~20% 커서 웨이퍼(원판) 한 장당 생산량이 감소한다. 또 메모리 반도체 선단 공정 개발 난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제품 수급에 어려움이 크다. 반도체 공장은 짓고, 양산할 때까지 최소 3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공급난을 해소하기 쉽지 않다.

일부 시장조사기관들은 내년 이후 메모리 장기 호황(슈퍼사이클)이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옴디아는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2024년 초까지는 지속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완화될 것"이라며 "이후 강력한 가격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의 마이크 하워드 D램 및 메모리 연구부문 부사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수요 업체들에게 경고했다.

하워드 부사장은 "공급업체들은 (사상 초유의 적자로) 자금을 보충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은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점철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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