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美 청소부가 무심코 한 손짓에…"20년 연구 망쳤다"

'냉동고 경고음 시끄럽다'며 전원 끈 청소부…美 대학, 청소 업체에 "13억 물어라"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료 사진입니다.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근무하는 청소부의 실수로 20년 넘게 이어온 연구가 물거품이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현지시간 28일 CNN은 미국 뉴욕의 렌슬리어 공과대학(RPI)이 최근 청소 용역 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를 상대로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청소부는 지난 2020년 9월 17일 연구실의 냉동고에서 시끄러운 경고음이 울리자 전원을 꺼 경고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문제는 이 냉동고에 3도의 작은 온도 변화에도 크게 손상될 수 있는 배양 세포 샘플과 시료가 들어있었는데, 20년 이상의 연구 샘플들이었습니다.

이 냉동고는 온도가 영하 78도에서 영하 82도 사이를 벗어나면 경고음이 울리는데, 사건 발생 사흘 전 냉동고 고장으로 온도가 영하 78도까지 올라가 경보음이 울렸습니다.

우선 연구실은 배양 세포 샘플과 시료가 손상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이후 제조업체에 수리 요청을 했으나 코로나19로 수리 일정이 일주일가량 늦춰졌습니다.

이에 연구실은 수리를 기다리는 동안 냉동고 주변에 '경고음이 울리더라도 전원을 끄지 마세요', '경고음이 울리면 음소거 버튼을 누르세요' 등의 안내문을 붙여놨습니다.

그러나 사흘 뒤 연구실 청소를 맡은 청소부가 경고음을 듣고 냉동고의 전원을 껐고 이 때문에 냉동고 온도가 영하 32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학교 측은 "이번 일은 20년 이상의 연구를 망가뜨리고 구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다"면서 청소업체 측에 100만 달러 규모의 소송을 걸었습니다.

대학 측은 청소부가 아닌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청소 노동자는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청소 업체 측이 그를 적절하게 교육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온도 변화로 인해 사용이 불가해진 연구 샘플들은 모두 폐기 처분됐습니다.

김성화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