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에서 다 불태웠나… 40억 먹튀 위기, 햄스트링, 무릎에, 이제 몸이 퇴행성이라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팀 재정 여건상 선발 로테이션 보강에 많은 돈을 쓸 수 없었던 오클랜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로 눈을 돌렸다. 2019년부터 NC에서 4년간 좋은 활약을 했던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4)와 1+1년 총액 800만 달러(약 106억 원)에 계약했다.
2014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8년까지 41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33을 기록했던 루친스키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NC와 계약해 KBO리그에 입성했다. 리그에서 가장 우타자 몸쪽 승부를 잘하는 우완이라는 평가를 받은 루친스키는 한국에서 승승장구했다. 4년간 121경기에서 53승36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대활약했고, 2020년 NC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외국인 선수였던 루친스키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NC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메이저리그 복귀를 선택했다. 오클랜드는 루친스키가 특급 투수까지는 아니더라도, 100이닝 이상을 던지며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로 봤다. 올해 300만 달러(약 40억 원)를 보장하고, 성적이 좋으면 내년 500만 달러(약 66억 원)의 옵션을 실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루친스키는 입단 후 오클랜드의 기대치를 단 한 번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루친스키는 시범경기부터 부상이 잦았다. 햄스트링이 좋지 않아 부상자 명단에서 메이저리그 복귀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뒤늦게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으나 기록은 형편없었다. 네 번의 선발 등판에서 18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9.00에 머물렀다.
루친스키의 공에는 힘이 없었다. KBO리그에서는 그래도 평균 시속 145㎞의 패스트볼을 던지던 투수였다. 마음먹으면 150㎞까지 속도는 올라갔다. 여기에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투심과 다른 변화구의 조합도 좋았다. 그러나 루친스키는 부상 여파 탓인지, 혹은 피치클락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올해 포심 평균 구속이 89마일(약 143㎞)까지 떨어졌다. 오클랜드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다.
더 큰 문제는 몸이다. 시범경기부터 지금까지 건강하게 던진 시기가 별로 없다. 올해 네 경기 출전이 이를 의미한다. 햄스트링이 좋지 않아 지각 개막한 루친스키는 이후 복통 증상으로 고생했고, 그 다음에는 무릎 쪽에 이상이 발견돼 현재 60일 부상자 명단에 가 있는 상태다.
부상이 또 발견돼 이제는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 기약도 없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오클랜드 담당기자 마틴 가예고스는 “루친스키가 왼쪽 고관절과 등허리 쪽의 명백한 퇴행성 질환으로 MRI 촬영을 한다”고 보도했다. 무릎 외에도 이상 부위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를 들어갈수록 신체의 노화를 겪는 게 당연하다. 야구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체계적인 훈련으로 그 속도를 늦추는 것 뿐이다. 루친스키도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고, 그래서 더 철저하게 훈련해왔다. KBO리그 시절에도 정해진 루틴을 빼놓지 않고 소화했던 루친스키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시즌에 몸이 이곳저곳 한꺼번에 아파오기 시작했다. 무릎 부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지만, 고관절과 등허리쪽으로 이어지는 부위는 투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번 퇴행이 시작되기 시작하면 관리하기가 까다롭다.
검진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런 이슈가 터졌다는 자체가 루친스키의 내년 옵션 실행 가능성을 어둡게 한다. 올해 좋은 활약을 하면 오클랜드는 싼 값으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루친스키에 맡긴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올해 성적이 좋지도 않고, 구속 등에서 긍정적이거나 위안을 삼을 만한 데이터도 없다. 여기에 몸도 이곳저곳이 아픈 선수를 데려갈 팀은 없다. 오히려 올해 투자한 300만 달러만 날릴 판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