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2잔 마시고 80만원?…배짱 튕기는 ‘휴가철 바가지’ 어디까지 [여프라이즈]

신익수 기자(soo@mk.co.kr) 2023. 7. 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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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여행지까지 옮아붙었다. ‘바가지 플레이션(바가지+inflation)’ 얘기다. 특히 엔데믹 이후 첫 휴가철을 맞은 지금 전세계가 ‘여행지 바가지 플레이션’에 열통이 터지는 분위기다. 여행 서프라이즈, 여프라이즈 이번주 주제는, 뉴스를 토대로 뽑은, ‘여행지 바가지 랭킹’이다.


스페인 이비자섬 <사진=픽사베이>
◆ 도대체 얼마나 심하길래 = 터치스크린에 버젓이...

요즘은 서비스에 대한 대가, 팁에도 바가지가 붙었다. 팁플레이션이다. 최근 한 일간지 뉴욕 특파원이 전한, 생생한 현지 이야기다. 경악스러운게, 터치 스크린 화면에 팁을 선택하는 항목이 떴다는 것. 미국 뉴욕의 현 상황이니, 말 다했다. 아래는 기사 내용이다.

6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카페. 과일주스 두 잔을 시켰더니 세금을 포함해 총 23.08달러(약 3만 원)가 나왔다. 신용카드를 내미니 계산대에 설치된 스크린에 팁을 얼마나 줄지 선택하라는 화면이 나타났다. 선택지는 다섯 가지. 15%, 20%, 25%, ‘직접 결정’, 그리고 ‘노 팁’(팁을 주지 않겠음)이다. 주스 두 잔을 사면서 팁을 얼마나 줘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점원과 눈이 마주쳤다. 뒤에서 쳐다보는 다른 고객들의 시선도 느껴졌다. 결국 안전한 선택을 하기로 했다. 뉴욕에서 팁의 평균이 돼버린 전체 가격의 20%, 우리 돈 약 6000원을 팁으로 냈다.

물론 여행과는 상관 없지만 배달앱 음식 주문 때, 배달원 팁도 논란거리라는 내용이 이어진다. 아래는 그 내용.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도 가격 기준으로 약 20%를 팁으로 내야 하는 심리적 압박이 상당하다. 68달러(약 8만6500원)짜리 초밥 세트를 주문했더니 세금과 수수료를 합해 총 77.44달러가 나왔다. 12달러 이상 주문이라 공식 배달료는 무료지만 배달원에게 팁을 줘야 한다며 배달 앱은 음식값의 20% 수준인 13.5달러를 추천했다. 이 경우 총 가격은 90.94달러(약 11만5700원)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음식값의 33%가 더 얹어진 것이다.’

어떤가. 기가 막히지 않으신가.


칵테일 <사진=픽사베이>
◆ 칵테일 두 잔 마시고 80만원 팁?

지금부터 역대급 바가지. 동남아 등지의 택시 바가지 쯤은 애교거리다. 뉴스를 토대로, 정리한 바가지 랭킹이다.

랭킹 1위는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섬, 스페인 이비사 바가지 사건이다. 작년 CNBC가 전한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알려지면서 공분을 산 적이 있다. ‘코카콜라가 1만7000원?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섬의 물가가 치솟고 있다(A Can of CocaCola for 13 dollars? Prices are rising on one of Europe’s most popular islands)‘는 제목의 이 기사는 가히 ’휴양지 바가지‘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캔 하나에 1만원을 훌쩍 넘는 콜라는 애교 수준. 한 해변 레스토랑 햄버거 한 개 가격은 30달러(약 3만9500원) 선까지 급등했다. 흔한 5성급 호텔 내 수영장 선베드는 500달러(약 65만8500원) 선. 우리나라 웬만한 특급호텔 1박 가격이다.

이쯤은 약과다. 이비사 패키지 여행 가격은 상상초월이다. 여행사 ’블랙토마토‘가 주관한 6박 여행은 숙박과 아침 식사 등을 포함해 1인당 7260달러(약 956만원·항공권 제외)부터. 핫플레이스인 ’식스센시스‘는 1박에 1만6000달러(약 2106만원)를 찍었다.

바가지 핫플레이스 도시로는 꿈의 휴양지 그리스도 빠지지 않는다.

랭킹 2위에 오른 곳은 칵테일 바가지 사건이 벌어진 그리스. 역시나 작년이다. 그리스를 여행한 관광객의 불만으로 알려진 내용이다. 가벼운 식사 후 598유로(한화 약 80만 원)라는 거액을 청구 받았다는 것.

그리스 <사진= 픽사베이>
영국 더 선(The Sun)이 보도한 기사를 보자. 19세 딸과 함께 여행 중인 한 여성의 사연이다. 장소는 그리스의 섬 미코노스(Mykonos). 여행을 떠난 모녀는 해변 앞 레스토랑에서 칵테일 두 잔과 게 다리를 주문한다. 간단한 안주와 술. 모녀는 많이 나와 봐야 최대 200유로(한화 약 27만 원) 정도로 예상한다. 그러나 실제 청구된 금액을 보고 깜짝 놀란다. 음식 520유로(한화 약 70만 원)에 팁 78유로(한화 약 10만 원) 총 80만 원에 달하는 거금이었기 때문.

음식값 바가지야 그렇다 치고 더 놀라운 건 팁 바가지다. 이게 10만원이니, 말 다했다.

예상치 못한 큰돈에 당황한 모녀는 당연히 항의한다. 돌아온 답변이, 더 황당하다. ’3시간 동안 취식한 자릿세‘라는 것.

그리스는 국민 4명 중 1명이 관광산업에 종사한다. 그만큼 관광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당연히, 휴가철 비슷한 유형의 바가지 논란이 잦은 편이다.

랭킹 3위는 2019년. 역시나 같은 장소, 그리스의 섬 미코노스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오징어튀김 6조각을 주문한다. 가볍게 먹고 난뒤, 그가 청구받은 영수증에 기록된 가격은 무려 591유로(한화 약 80만 원). 같은 해, 그리스 섬 로즈(Rhodes)를 방문한 단체 관광객들은 탄산음료 6개를 구매하는데 80유로(한화 약 11만 원)를 지불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야말로 살벌한 그리스다.

랭킹 4위는 이탈리아. 2017년으로 거슬러 간다. 노부모를 모시고 여행한 영국인 관광객은 이탈리아에서 바가지를 된통 맞는다. 베네치아(Venice)에서 랍스터와 굴을 포함한 가벼운 식사 후 463파운드(한화 약 73만 원)라는 거금을 청구 받았던 것. 영수증에는 그들이 주문하지도 않은 많은 음식이 함께 계산되어 있었다고 한다. ’총(안먹은 품목을 바가지 씌우는 은어)까지 맞은‘ 셈이다.


◆ 나라별 팁, 가장 후한 나라는 독일

여행지 바가지 만큼이나, 골치 아픈 게 팁이다. 팁도 바가지 비율을 따라 오른다. 한국인들은 팁에 익숙지 않다. 동양과 서양을 가르는 가장 큰 문화적 차이점 가운데 하나가 팁(봉사료) 문화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 홍콩,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일부 나라를 제외하면 팁 문화가 없다. 팁을 받는 나라는, 대부분 서구 열강의 식민지였던 곳이다. 서구 사회는 다르다. 팁 문화가 일반적이다.

특히, 유로존을 여행할 땐 요주의다. 나라마다 팁 문화가 제각각이라 난감한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지가 보도한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미국은 물론 유로존의 팁 관행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본 여론조사 결과다. 가장 최근 보도니, 신뢰해도 좋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유로존의 6개 국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미국은 통상 식당을 이용할 경우 15~20%의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고브가 이번 조사를 통해 파악한 내용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끄는 대목은 독일이다.

조사에 응한 독일 소비자의 무려 72%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식당을 이용할 때 팁을 준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유고브는 “이는 미국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을 빼면 전세계에서 독일 국민이 팁을 주는데 가장 후한 셈이다.

영국은 어떨까. 통상 12.5%의 팁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경우 응답자의 55%가 팁을 준다고 밝혔다. 독일 다음으로 팁 문화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다음으로는 팁 문화가 강한 나라는 팁을 내는 것이 선택 사항인 스페인이다. 응답자의 46%가 팁을 준다고 답했다.

프랑스는 의외다. 약 15%의 봉사료가 일반적으로 붙는 프랑스에서는 응답자의 34% 정도만 팁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72%, 영국의 55%, 스페인의 46%와 크게 비교되는 수준이다.

팁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은 스웨덴이 31%를 기록해 프랑스의 뒤를 이었고 이탈리아가 24%를 기록해 가장 팁 문화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팁을 준다는 응답자 24%보다 한 번도 팁을 준 경험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가 29%로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만 놓고 정리하자면 이렇다.

여행객들이라면 촉각을 곤두세울 팁 비율. 평균적인 팁 비율은 미국이 20%, 독일과 영국이 10%,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가 5% 수준이다. 이건 객관적인 설문 조사 결과니, 외워두시면 되겠다.

자, 그렇다면 최종 결론. 팁 의무라고 볼 수 있는 곳은 미국 독일 영국 스페인 정도라는 것. 가디언은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놀라운 점은 미국 국민의 42%와 독일 국민의 17%가 서비스에 만족해 팁을 주기보다는 팁을 주는 것이 의무적이라고 생각해 준다고 답한 대목이다”는 것.

팁을 주고 안주고야, 여행객 마음일 터. 하지만 기준은 알고 있는 게 좋을 듯 하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여프라이즈 = 매주 수요일을 주목해 주십시오. 매일경제신문 신익수 여행전문기자가 매주 수요일 쇼킹한 여행 랭킹을 전합니다. 이름하여, 여행 서프라이즈 ‘여프라이즈’.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상상초월, 여행가 소식들이 총출동 합니다. 간혹 제목으로 낚시도 합니다. 과장도 있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여행이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인데. 글이 마음에 드시면, 네이버 기자페이지 구독, 좋아요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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