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0% 폭락에도 끄떡없다…자신감 내비친 디앤씨미디어[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나 혼자만 레벨업’ IP 보유
디앤씨미디어 본사를 가다
최원영 대표 취임 후 첫 인터뷰
“슈퍼 IP 확보해 한국의 마블 꿈
오디오 드라마, 내년 상반기 공개”
삼성증권 “목표가 2만2000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6년11개월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개인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글로벌 조회 수 143억 회를 자랑하는 작품이 있는데도, 주가는 힘없이 내리막길이다. 이 회사는 ‘나 혼자만 레벨업’(이하 나혼렙)이라는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디앤씨미디어. 지난달 30일 주가는 1만6350원이다. 연초(1월 2일 종가 2만4850원) 대비 34.21% 하락했다. 2021년 4월 14일 장중 고점인 6만19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킬러 콘텐츠’를 다수 보유해 웹소설·웹툰 강자로 불리는 디앤씨미디어를 지난달 30일 찾았다.
서울특별시 구로구 디지털로 26길 111에 위치한 디앤씨미디어.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 5층에 들어서자 최원영 대표이사를 만났다. 지난 4월 21일 취임한 최 대표의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만화출판의 원조인 서울문화사 출신이며 34년 경력으로 다수의 만화잡지 창간과 만화 사업의 경험이 있다. 대표 기획작으로 ‘코믹 메이플스토리’가 있다.
최원영 대표 “4분기 ‘나혼랩’ 게임 나와 … 오디오 드라마도 제작 중”
최 대표는 하반기 사업 계획을 묻는 질문에 “4분기 넷마블에서 액션 RPG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가 출시될 예정이며, ‘나혼렙’ 애니메이션도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글로벌 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에서 ‘나혼렙’ 게임이 나오면 디앤씨미디어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원작 수수료(러닝 개런티 형태)로 받게 된다. ‘나혼렙’은 노블코믹스(웹소설 기반 웹툰)로 국내에서 18~34세 남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고 일본·미국·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디앤씨미디어는 웹소설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이하 이가주) ‘황제의 외동딸’ 등 로맨스 판타지 작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원천 IP 확보에 집중해 한국의 마블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를 위해 디앤씨미디어는 지난해 7월 한일 합작 웹툰 제작회사인 스튜디오붐(지분 100%)을 만들었고, 국내 1위 웹툰 제작회사 디앤씨웹툰비즈(지분 96.2%)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또 웹툰 스튜디오 더앤트(지분 84%)와 애니메이션 전문 기획·제작회사인 쏘울크리에이티브(지분 63%)도 보유하고 있다. 원천 스토리 및 IP 확장을 위한 콘텐츠 제작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셈이다.
최 대표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나혼렙’ ‘이가주’ 오디오 드라마도 내년 상반기 한국·일본·북미에서 선보일 것”이라며 “오디오 콘텐츠 전문기업 사운디스트와 지속적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도·사우디·아랍 시장도 개척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14개 언어로 67개 작품이 해외에 진출했는데, 수출 국가를 더 확대한다는 것이다. 디앤씨미디어는 2012년 회사 설립 후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당시 49억7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612억1000만원으로 불어났다. 10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8.5%에 달한다.
무차입 경영 지향 … 현금성 자산 500억원
재무상태는 어떨까. 김현효 상무(CFO)는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500억원 정도 된다”며 “창업주인 신현호 회장의 뜻에 따라 무차입 경영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자산으로는 파주에 물류센터가 있는데, 5년 전 2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냐는 질문에 “상장사는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장기적 성장이 곧 주주에게 환원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상무는 “수익성 회복에 200여 명의 전 직원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어떤 회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재미로 세계를 감동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린 제조업이 아닌 콘텐츠 회사이기 때문에 1+1이 아닌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며 “하나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확장하는 원소스 멀티유즈(OSMU) 전략으로 ‘제2의 나혼자만 레벨업’을 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 경영으로 올 들어 30% 빠진 주가도 레벨업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앤씨미디어의 주주구성은 어떨까. 총 주식 수 1227만5111주 중 신현호 회장과 배우자인 이미자 씨가 지분 46.2%(567만1134주)로 최대주주다. 2대 주주는 전략적 파트너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지분 23.13%(283만9761주)를 보유하고 있다. 유통물량은 30% 정도다.
삼성증권 “OSMU 전략 가시화로 수익모델 확대 … 목표가 2만2000원”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OSMU 전략 가시화에 따른 수익모델 확대, 화제작 ‘나혼렙’의 웹툰 외전 연재와 스핀오프 작품은 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 라그나로크’가 공개되면서 점차 이익 흐름이 개선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 애니메이션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신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올해 매출액은 730억원(전년 대비 19.9% 증가), 영업이익은 80억원(44.2% 증가)을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2만2000원을 유지했다. 현 주가 대비 34.56%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한편 웹툰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될까. 자세히 나누면 기획(작품 선정)-각색-캐릭터 시트(캐릭터 이름 등 설정)-콘티(장면 구성 그림)-선화(작화)-채색-배경-대사-편집-변환(웹 전송)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을 PD 시스템(일본식)과 스튜디오 시스템(영미식)으로 구분한다. 먼저 PD 시스템은 작가와 PD가 1대1로 매칭되는 것으로 제작사는 배타적 발행권, 즉 2차 저작물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확보한다. 흥행 실패 시 손실 리스크가 최소화되지만 계약 정산율에 따른 수익 배분으로 영업 레버리지 효과는 낮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회사 측에서 원천 IP 확보가 가능하며 수익을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편집자 등 다양한 직원들을 팀으로 꾸려야 하기에 흥행 실패 시 고정비 부담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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