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CJ 공장 전화번호 맞는데…"소금 싸게 팔아요" 치밀한 사기

유엄식 기자 2023. 7.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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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산 천일염 가격이 급등하고 사재기 현상이 벌어진 가운데, 국내 1위 업체인 CJ제일제당 직원을 사칭한 소금 납품 사기 범죄가 발생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강원도 동해에서 수산물 가공업을 하는 A씨는 지난 20일 오후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신안 천일염 생산공장(신의도 천일염 주식회사) 과장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소금 52톤 납품 대금 5400여만 원을 입금했지만, 물건을 받지 못하고 돈을 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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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유선 통화 주문받지 않아... 전화 사기 유의해야" 공지
소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진 이달 초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대용량 천일염을 카트에 담은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최근 국내산 천일염 가격이 급등하고 사재기 현상이 벌어진 가운데, 국내 1위 업체인 CJ제일제당 직원을 사칭한 소금 납품 사기 범죄가 발생했다. 수산물 도매업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소금을 싸게 판다"며 접근해서 피해자에게 수 천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1일 홈페이지에 "최근 'CJ제일제당' 또는 '신의도 천일염' 명의를 도용해 소금 납품 대금을 편취하는 수법에 의한 범죄 피해 사례가 발생해 경찰에서 수사 중"이라며 "유선 전화를 통한 주문은 받지 않으니 전화 사기에 유의하길 바란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강원도 동해에서 수산물 가공업을 하는 A씨는 지난 20일 오후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신안 천일염 생산공장(신의도 천일염 주식회사) 과장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소금 52톤 납품 대금 5400여만 원을 입금했지만, 물건을 받지 못하고 돈을 떼였다.

사기범은 피해자에게 신뢰감을 얻기 위해 위조한 사업자등록증을 보여주고, 신안 천일염 공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직원과 소금 발주 수량을 협의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이 천일염 판매 사기 피해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기피해 주의 공지문. /사진=CJ제일제당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사기범이 알려준 신안 천일염 생산공장의 대표 전화번호는 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에 공개된 번호와 동일했지만, 사기범들은 중간에 착신 번호를 바꾸는 수법을 동원해 피해자를 속인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뒤늦게 이런 사실을 인지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천일염 생산공장에 유선 전화기가 3~4대 있는데, 하나가 먹통이었다"며 "며칠 전에 한전 직원을 사칭한 사람이 전화를 착신 전환해야 한다고 안내한 뒤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에 내부 공모자나 조력자가 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내부 조사 결과 사기범과 연루된 직원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 피해자로부터 제보받은 유튜버(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사기범이 피해자에 전달한 직원 사칭 명함과 통화 내용, 대포통장으로 의심되는 계좌 등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그는 "사기범이 공장의 대표번호를 어떤 방식으로 악용했는지 알아내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과 함께 신안에 천일염 생산 계열사를 둔 대상은 사기범으로부터 착신 전환 요청 등 관련 연락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 관계자는 "직원을 사칭한 소금 판매 사기 사례는 없다"고 했다.

20일 오전 전남 신안군 한 염전에서 소금 수확이 한창이다. /사진제공=뉴스1

CJ제일제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고, 범인이 특정되면 형사 고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회사 측의 금전적인 손실은 없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화를 활용해서 현금 결제를 유도하면 절대로 입금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 때 마트 매대에서 품절 대란이 벌어질 정도로 사재기 현상이 극심했던 국내산 천일염은 수급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등에서도 구입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4월 천일염 생산량이 평년보다 다소 줄면서 음식점 등 B2B(기업 간 거래) 분야에서 미리 재고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우려와 맞물려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크다"고 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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