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엔저에 바빠진 금융권
현대카드, 데이터 경쟁력 강화 파트너로 Visa '콕'
역대급 장마 예고되자…KB금융 핵심계열사 금융지원
기록적인 엔저에 바빠진 금융권
엔저 현상(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금융권이 바빠졌다.
외환당국은 지속되고 있는 엔저가 원하가치 절하를 이끌 가능성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민간 금융회사의 경우 엔저를 바탕으로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지난 30일 장중 145엔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원 환율이 1320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엔화 약 900엔으로 원화 1000원으로 환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영향은 미국이 올해 하반기중 두 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최근 발표된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2.0%를 기록, 앞서 발표된 잠정치 1.3%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더 인상하더라도 미국 경제가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더해 일본 중앙은행이 세계 주요국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아베노믹스 이후 10년 넘게 통화 완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일본 단기금리는 -0.10%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다.
원화의 경우 주변국 환율 보다는 달러의 가치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지만 일본의 경제 규모가 워낙 큰 데다가 우리나라와 경제교류도 빈번하기 때문에 영향이 적다고 보기는 힘들다.
외환시장 참가자는 "엔화 약세가 원화 가치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는 힘들다"라며 "다만 주요국의 통화 가치 변화에 연동되는 현상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원화 가치 변화에 대해 당국이 지속해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간 금융사의 경우 엔저를 기회로 삼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외화예금을 드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외화예금은 가입 당시 환율로 예금을 한 뒤 만기시 환율 상승하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 관계자는 "엔화가 떨어지면서 엔화로 가입하는 외화예금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이 기회에 외화예금 고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률과 환전 우대율을 제공하는 '바로보는 외화통장'을 지난 5월 출시한 바 있다.
금융권이 또 집중하는 분야는 바로 환전이다. 환전의 경우 금융사는 환전 수수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에 휴가철이 되면 늘 다양한 혜택을 내건 행사를 진행해 고객을 끌어모은다.
은행권은 올 여름의 경우 휴가철과 역대급 엔저로 인해 환전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 일찌감치 고객 사로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최근 일본행 항공비용이 낮아지고 있고 엔화 가치 또한 낮아지면서 일본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엔화 환전시 환율 우대는 물론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 여행객에 특화된 행사 준비를 계획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보증기금, 이커머스 지원에 힘 보탠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달 27일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이커머스 사업자 보증'을 출시했다.
'이커머스 사업자 보증'은 온라인 영업활동 비중이 높은 이커머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보증상품이다.
이번 보증상품 출시에 따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이후 6개월 이상 영업활동을 한 개인기업의 경우 기존 이용중인 신보의 보증잔액을 포함해 최대 1억원까지 운전자금보증 신청이 가능하다. 이는 IBK기업은행을 통해 대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보증비율 90% 우대, 보증료 최대 0.3% 차감, 최대 8년 분할상환 등의 우대혜택도 제공된다.
신보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플랫폼 내 결제금액 추이, 재구매 주문 규모, 반품률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 평가모델을 적용해 재무 혹은 금융이력 부족으로 신용평가 승인이 어려웠던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금융 애로 해소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Visa와 데이터 파트너 맞손
현대카드는 지난달 26일 글로벌 결제 기술기업 Visa와 데이터 자산과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대카드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해외에 선보이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인공지능 엔진을 활용해 분석하고 가공한 데이터를 초개인화 마케팅에 활용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중이다.
아울러 Visa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Visa가 보유한 데이터와 지적 자산을 활용해 현대카드의 PLCC 파트너사의 데이터 동맹 '도메인 갤럭시(Domain Galaxy)'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글로벌 페이먼트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Visa와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됐다"며 "앞으로 현대카드와 Visa의 정교하게 분석된 데이터 자산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데이터 상품∙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이언 맥이너니 Visa CEO는 "Visa는 고도의 데이터 기반 기술과 솔루션을 통해, 파트너사들이 보다 정보에 입각한 비즈니스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며 "현대카드와 함께 개인과 기업, 그리고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역대급 장마'에…손 내민 KB금융
KB금융지주는 장마철 집중호우, 태풍, 홍수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신속한 피해복구를 돕기 위해 핵심 계열사가 참여하는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피해금액 범위 이내에서 특별 대출을 지원한다. 개인대출의 경우에는 긴급 생활안정자금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기업대출은 운전자금 최대 5억원, 시설자금은 피해 시설 복구를 위한 소요자금 범위 이내까지 지원하며 최대 1.0%포인트의 특별우대금리도 제공한다.
KB손해보험은 장기보험 고객을 대상으로 연체이자 없이 보험료 납입을 유예한다. 기존 대출금이 만기가 되는 경우에는 추가 원금상환 없이 기한연장이 가능하고 피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원리금을 정상 납입할 경우 연체이자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KB국민카드는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최대 6개월간 청구 유예해주기로 했다. 카드론 등 장기카드대출은 분할상환기간 변경 또는 거치기간 변경 등을 통해 대출금 상환도 유예키로 했다.
이같은 지원은 장마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해당 지역 행정관청 등이 발급한 '피해사실확인서'를 제출하면 받을 수 있다. 신청기간은 피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다.
카뱅가입, 이제는 '여권'으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9일 '여권'을 카카오뱅크 사용시 본인 인증 수단으로 추가했다.
이에 따라 입출금통장 신규 및 재발급, 개인사업자 통장 발급, 휴대폰 분실신고 해제, 비밀번호 재설정, 기기변경, 지연이체 서비스 신청 등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으로만 가능했던 서비스를 여권 인증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이 카메라 촬영을 통해서만 이뤄졌다는 점과 달리 여권 뒷면의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깅을 통해 인증이 가능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사용이 어려운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여권을 인증 수단으로 추가했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 BC카드와 '파트너십'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달 29일 BC카드와 카드 매입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신한베트남은행과 BC카드 베트남 법인 및 인도네시아 법인은 △베트남 내 카드 매입시스템 구축 △가맹점 네트워크 확대 및 관리 △카드 단말기 시스템 개발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베트남내 신용카드 결제 시장 활성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정부가 2025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현금 없는 사회' 구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있다.
한편 이번 협약은 지난 2022년 1월 두 회사의 모기업인 신한은행과 KT의 전략적 협업을 위한 지분 교환 이후 해외에서 진행된 첫 협력 사례다. 양사는 이번 협력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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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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