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범죄수익 찾고 FTX 사태도 예견"…가상자산 분석툴에 뭉칫돈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공개된 데이터지만 자금 추적은 어렵다. 거래가 익명으로 이뤄져 가상자산 지갑의 주인이 누군지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데이터의 수집이나 가공, 분석이 어려워 자금흐름 모니터링이 쉽지 않고, 개인투자자가 금융 범죄에 노출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팀블랙버드는 거래소와 고래(대량 보유자) 등 다양한 블록체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 및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팀블랙버드의 기술은 2019년 'N번방' 주범의 범죄수익을 추적하는데도 활용됐다. 당시 팀블랙버드는 어느 거래소를 통해 가해자 조주빈 계좌로 돈을 보냈는지, 조주빈이 어디에서 현금화했는지를 밝혀내는 작업을 담당했다. 1000억원 규모의 불법 자금을 추적했다.
투자자들은 전통 금융기관도 팀블랙버드의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팀블랙버드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미국 시카고 거래소 그룹(CME),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등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와 블룸버그, 디지털 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 등 외신도 크립토퀀트 데이터를 인용하고 있다.
리드투자자로 나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은 "팀블랙버드는 2018년부터 지갑주소를 모아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쌓여있고, 전통금융권에서 필요한 거시경제 지표 데이터를 가장 잘 만드는 곳"이라며 "향후 전통 금융기관이 이 시장에 들어왔을 때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팀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수민 매니저는 "팀블랙버드는 루나재단과 FTX의 지갑주소를 추적 및 분석해 은행의 지급준비율 같은 지표를 제공했다"며 "FTX 사태 당시, 한 고객사는 팀블랙버드의 경고에 미리 자금을 빼 약 500억원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가 주는 의미를 잘 파악하고 그 정확도도 굉장히 높은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현재 크립토퀀트는 약 200여개 국가에서 45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중 85%가 해외 유저다. 2020년 4월 무료버전으로 출시해 그해 9월 유료버전을 내놓았다. 유료버전 출시 한달 여만에 손익분기점(BEP)을 넘겼다.
투자자들은 팀블랙버드가 가상자산계의 '블룸버그'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수민 매니저는 "주식·채권시장에는 블룸버그터미널이, VC(벤처캐피탈) 시장에는 피치북이나 크런치베이스 같은 분석 툴이 있다면 가상자산 영역에서는 크립토퀀트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심사역도 "팀블랙버드가 기업 대상으로 거래지표를 만들다보니, 향후 MSCI처럼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활용되는 인덱스 지표를 출시해 전통 금융영역에 진출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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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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